[기고/원영태 문화비평가] ‘넘버쓰리’ 전성기
[기고/원영태 문화비평가] ‘넘버쓰리’ 전성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7년에 발표된 영화 <넘버3>는 송강호가 조연으로서 한국영화계의 스타로 떠오르는데 디딤돌 역할을 한 코미디 액션물이었다. 삼류 건달 보스인 그는 산골 합숙소에서 ‘헝그리 정신’에 관하여 그의 부하들에게 훈시하며, “라면 먹고 뛴 헝그리 육상선수”에 대해 그 유명한 대사를 남긴다. “내가 현정화라면 무조건 현정화야. 내 말에 토,토,토 달면 배신, 배반이야”

그가 말한 운동선수는 임춘애였으나, 이를 지적한 그의 부하는 그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무자비한 응징을 당한다. 이 코미디 같은 장면은 그의 “무대뽀 정신”론과 함께 관객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었고 수많은 패러디 물을 양산했다.

“때때로 현실은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으며, 코미디보다도 더 코미디 같다.”

8,90년대 대학가에서 운동권 선배는 갓 입학한 새내기들에게는 전지전능한 것 같은 권위를 가진 존재였고, 후배는 감히 이들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박하지 못했다. 특히, 이 영화가 인기를 끌기 전 90년대 대학가는 80년대 운동권 끝물의 분위기 속에 동서독 통일, 동구 공산국가의 몰락, 소련의 붕괴와 같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새 활로를 찾아야 했다.

기존의 마르크시즘과 더불어 리오타르, 데리다의 해체(deconstruction)론 등 소위 포스트모던 철학이 당시 트렌드였다. 철학적 사유방식을 학습하고 토론하는 아카데믹한 분위기 라기 보다는, 마치 교회에서 전도를 위해 복음을 전파하듯이 선지자 선배는 후배에게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 “맑시즘”과 “포모(포스트모던)”론을 주입시켰다. 이때 세포 조직의 후배가 선배의 권위에 도전하기는 불가능했다. 마치 이 영화처럼.​

그러나, 20세기 ‘넘버쓰리’의 끝판왕은 그 스케일 면에서나 질적인 측면에서 중공의 마오쩌둥을 넘어설 자가 없다. 그의 “참새는 해로운 새다.”라는 말 한마디로 중공 전역의 참새는 씨가 말랐고, 그 결과로 천적이 사라진 해충이 연이어 창궐했다. 이는 쌀 수확량 감소로 이어져 1958년부터 3년간 최대 4000만 명의 아사로 이어졌다. 그는 대약진 운동 중 대공장과 프롤레타리아 체제를 농촌의 소 농장과 노동자, 농민의 노동력으로 대체하려 했다. 1대의 트랙터를 100명의 도시 프롤레타리아가 대체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오히려 농촌 소득의 대부분을 이들 도시 출신 노동자가 가져가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또한, 할당된 제철량을 채우기 위해 농민들은 멀쩡한 농기구도 토기로 만들어진 조악한 고로에서 녹이는 원시적 제철작업을 해야만 했다. 이를 통해 얻은 것은 낮은 품질의 철이었으며, 대약진 운동기에는 이와 같은 황당한 일이 일상이었다.​

21세기는 시진핑의 ‘넘버쓰리’ 시대다. 일찍이 ‘대국굴기’를 선언하고 대규모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따라 내륙 도시계획과 고속철도 사업을 벌였으나,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의 기본 원리조차 이해하지 못한 “무대뽀”적 집행으로 텅 빈 콘크리트 유령도시를 양산했고, 고속철도는 상당수가 막대한 건설비용만 낭비하며 방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의 야심 찬 국외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해당국들 여럿은 천문학적 투자를 받고는 연이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먹튀’한다. 경제 분야의 통계 수치도 당연히 시진핑의 뜻에 따라 마사지 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미국의 기술을 도용해 ‘짝퉁’ 스텔스기를 만들었으나 성능은 크게 못 미치고, 러시아 항공모함을 본 따 만든 항공모함은 정상적인 작전능력이 의심되는 부실성능을 보이지만, 여전히 "G2 대국"의 상징으로 존재한다.​

20세기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신화적 성장을 이룬 멀쩡했던 한국은 21세기 현시점에서 문재인의 집권과 함께 이 ‘넘버쓰리’ 그룹에 합류한다. 그와 더불어 80년대 운동권 학습을 통해 기량을 갈고닦은 586 운동권 넘버쓰리들이 권력의 전면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원전사고 영화를 감상하고 탈원전을 결심했다는 문재인의 한마디로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운용능력을 가진 한국의 원전은 단계적 폐쇄를 앞두고 있고, 원전산업의 생태계는 고사한다. 대체 에너지로 태양광 패널을 깔기 위해 전라도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 산이 헐리고 농지가 정리된다. 상수원 위로 떠 있는 구조 위에 태양광 패널이 깔리고, 서해안의 갯벌이 망가진다. 물론 이에 수반되는 산림파괴와 토지, 갯벌, 상수원 오염 등의 환경문제는 “환경친화적 탈원전”을 위해 절대 얘기하면 안 된다. 아무리 능력 있는 전문가라고 해도 원전의 안정성과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과학적 데이터를 뒷받침해 주장하면, 영화 속에서 “임춘애 입니다요. 형님”이라고 말한 그 부하처럼 가차 없는 응징을 감수해야 한다. 원전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해 당사자’라는 프레임으로 묵살 되고, 중공이나 북한에서 볼 수 있는 무슨 ‘인민위원회’처럼, “시민대표” 가 선출되어 전문가를 대신해 “현정화가 맞습니다.”를 합창한다.

해외 원전 수출시장에서 자유민주주의 세계에서 유일한 유력 원전 수출국이었던 한국은 이제 스스로 시장에서 물러나면서 중공에 자리를 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파괴된 원전생태계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자들은 생존을 위해 해외 취업을 나갈 수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원전기술은 필연적으로 유출된다.​

그리고, 태양광 패널은 당연히 그의 ‘중국몽’의 근원인 중공에서 수입되고, 수입과 설치는 관련 사업 경력이 전혀 없는, 따라서 “이해관계를 초월”한 586 운동권이 만든 회사가 주로 도맡아 한다. 이는 중공과 운동권 모두를 챙기는 일석이조, 신의 한 수가 된다.

부족한 전기는 국제적 제재 대상인 북한산 석탄을 몰래 들여와 사용한 화력발전으로 충당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 된 많은 양의 미세먼지와 매연은 역대급으로 쏟아지는 미세먼지의 중공 기원론을 물타기 하고 반박하는 데이터로 세심하게 활용된다.

미세먼지에 중국, 중공을 연관만 시켜도 이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것이며,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로 인식되어 방송에서나 온라인상에서 가차 없는 제재를 받는다. 그리고, 이를 언급하는 개인은 음모론자에 증오범죄자가 된다.

혹자는 그의 중국 챙기기가 이 땅의 망국적 사대주의의 역사에서 온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단순한 사대를 이유로 그들이 이렇게 행동했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에 무수히 속은 많은 국민은 영화 <타짜>의 대사처럼 이제 더 “빙다리 핫바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례로 이번 LH 사태와 부동산 정책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 한국 정치가와 고위 권력자들은 어떤 정책을 집행할 때 결코 명예, 명분만을 취하지 않는다. 반드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더불어" 실현한다.

영화에도 러닝타임이 있듯이 문재인의 ‘넘버쓰리’ 쇼타임도 곧 끝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가 끝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참으로 다음의 블록버스터급 속편이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원영태 (문화비평/ 미술학 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