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강제로 페미니즘 교육하니 남학생 반발 심상찮아
"10대 남성은 매운 맛, 20대 남성은 순한 맛"
신고기관 11곳! 학생들에게 신고를 장려하는 성교육 실태
학교에서 페미니즘이 사상경찰이 된 현실

오세라비 객원 칼럼니스트

2030세대 남성 75% 페미니즘·페미니스트 싫다

최근 페미니즘 관련한 여론조사가 매우 흥미롭다. 한국일보 의뢰로 한국리서치에서 지난 5월 25~27 이틀간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20대 남성 77.3%, 30대 남성 73.7%가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에 거부감 든다고 응답했다.

필자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2030세대 남성들의 페미니즘 반감에 대해 놀랍지 않다. 왜냐하면 국민일보가 2018년 12월 달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 75.9%가 페미니즘 운동 반대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2018년 말부터 2030세대 남성들의 페미니즘 거부는 변함없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단지 정치권과 여성계 그리고 미디어계가 남성들의 이런 경향에 대해 등한시 여긴 이유가 크다. 근래 들어 눈에 띄는 정치권의 변화로 이제야 2030세대 남성들의 페미니즘 비판 의식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젊은 남성들이 페미니즘 운동을 비판이라도 할라치면 백래시, 여성혐오주의자로 규정하며 폄하했다. 이번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2030세대 남성뿐 아니라 40대 남성 65.9%도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경향이 전 연령대에 걸쳐 높게 나타나는 이유를 단지 백래시 혹은 여성인권 감수성이 낮다고 간단히 치부할 수는 없게 되었다. 203040세대 남성들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에 대한 거부감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여론조사에서 빠진 세대가 18세 미만 남성 청소년들이다. 203040세대 남성들의 페미니즘 비판이 순한 맛이라면 10대 남성 청소년들은 매운 맛이다. 그것도 독한 매운맛! 20대 남성도 20대 후반을 넘어가는 연령대는 10대 남성 청소년들과 페미니즘 비판 강도에 크게 차이가 있다. 필자가 20대 후반 남성들, 즉 군복무를 마치고 직장을 다니는 남성들과 대화를 해보면 확실히 20대 후반 남성들은 요즘 10대 남성 청소년들의 매운맛 페미니즘 비판에 대해 조금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인다. “우리 10대 때는 저런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러니까 10203040세대 남성들이라도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 강도에는 여러 층위가 있다는 얘기다.

10대 남성 청소년들의 페미니즘 저항은 윗세대보다 훨씬 강하다

10대 남성 청소년들의 페미니즘 비판이 보다 적극적인 이유를 엄밀히 분석해 볼 필요성이 있다. 20대 남성들만 해도 학교 재학 중 페미니즘 직격탄을 맞지 않았다. 여기서 말하는 직격탄은 20대 남성들이 대학교 다닐 때 불어 닥친 여자대학생들의 ‘탈코르셋 운동’이나 ‘여성혐오에 대항하기’ 등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 불편함과 의아함을 겪은 시기가 비교적 짧았다. 게다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면서 페미니즘 비판의식이 약간씩 완화되는 측면이 있다. 또한 페미니스트계에서 페미니즘 교육, 나아가 성인지교육(젠더리즘)을 교육현장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시기에서 벗어나 있거나 경험이 길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10대 남성 청소년들은 다르다.

왜 그런가하면, 10대 남성 청소년들에게 약 5년간에 걸친 페미니즘 교육과 성인지교육은 학교 담장을 넘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10대 남성 청소년들은 학교 교육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반강제적으로 받고 있다. 그것이 바로 2017년부터 실시된 <모든 학생 15시간 이상 성교육(성폭력예방 3시간 포함)의무 실시(100%)>이다. 이러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에서 배포한 자료 <2018년 학교 성폭력 예방 및 근절 대책>에도 나와 있다. 서울시교육청 이하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이미 2017년부터 지금까지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학교 성교육·성폭력예방교육이 전부 페미니즘 관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어느 세대보다 남녀평등 환경에서 성장한 10대 남학생들이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필자에게도 벌써 여러 해 전부터 10대 남학생들이 학교에서 받는 연간 15시간 성교육 의무 수업 내용에 대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제보가 이어졌다. 2017~2021년에 이르기까지 학생 성교육 수업은 페미니즘 관점과 최근 들어 페미니스트계의 주력 어젠다인 성인지 관점을 더욱 강조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는 실정이다.

10대 남학생들이 필자에게 보내온 성교육 자료를 보면, 성폭행을 가하는 가해자는 언제나 남성이며, 피해자는 여성들이다. 남성들은 언제나 젠더권력을 휘두르고 여성들은 희생자인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서울시 교육청 자료에 의하면 성폭행 개념을 이렇게 정의한다. “성폭행 개념은 성희롱, 성추행, 강간 등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을 매개로 가해지는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모두 포괄함”이라고 한다. 성폭력 개념을 넓게 적용하다보니 뭐든 성폭행으로 간주하는 일이 벌어지고, 사소한 농담조차 성폭력으로 매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고기관 11곳, 신고를 장려하는 성교육 실태

한 중학생이 보내온 성교육 영상 자료를 보면 김치녀, 된장녀, 관종, 앙기모띠(기분 좋다는 일본어로 국내에서는 성희롱 용어로 변질), 니 얼굴 실화냐 등을 예시로 들며 이런 것이 전부 성희롱이라 가르친다. 여기서 문제는 여학생이 남학생을 향해 사용하는 김치남, 한남충, 또 애비충, 군무새 등 남성혐오 용어는 빠져있다는 점이다. 오직 남성들만 여성혐오성 용어를 사용한다는 식으로 교육을 하고 있었다. 더욱 심각한 내용은 학생들에게 신고기관을 나열하며 계속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신고 기관이 무려 11곳이다. 학생들을 바르고 고운 언어 사용하기, 비속어 사용 절제하기 등으로 지도해야 교원들이 성교육을 빙자하여 뭐든 성폭력 범주에 넣고, 서로 기관에 신고하게 만드는 것이 현재 학교 현장이다. 성폭력은 여성도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어디 이뿐인가. '2차 가해도 성폭력!' 이란 예시를 들며 “그럴 만 했어요. 사귀는 사이였대요, 짧은 스커트를 입어서 그랬어요” 등의 발언도 성폭력이라고 규정한다. 또한 게임 속 남녀 캐릭터를 예시로 들어 게임이 온통 “성별 고정관념, 성평등의 저해,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가르친다. 게다가 <여성차별 언어를 찾아라, 성평등 언어사전 만들기> 과제를 낸다. 일상 속 여성차별 용어 찾기 사례로, ‘여’자가 들어가는 말은 여성차별이라는 것이다. 여의사, 여경, 여군, 여교수, 여변호사 등을 말한다. 또한 현재 사회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에 여성 차별적 용어를 계속해서 골라내며 교체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다음과 같은 용어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맘카페->지역육아카페 / 미혼-> 비혼 / 스포츠맨십->스포츠정신 / 비즈니스맨->직장인 / 개그맨->코미디언 / 유모차->유아차 / 저출산-> 저출생 /김여사-운전미숙인 등이다.

학생 성교육 내용이 대부분 이런 식이다보니 10대 남학생들은 납득하기도 어렵고 어이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극도로 분노를 표시한다. 학교 성교육 담당자 성비로 보면 여성이 99%를 차지한다. 2021년 기준 초중고교 전체 여교사 비율은 약 68%에 달한다. 그렇다보니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여교사 비율도 높고, 페미니즘 관점이 지배적일 수밖에.

페미 교사 OUT?

페미니즘 교육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10대 남학생들의 저항이 심상찮다. 학교 성교육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반박한다. 필자가 한 학생에게 받은 성교육 내용 중 일부다. 성교육 강사는 옛날이나 통용될 사례를 들며 학생들에게 “엄마라는 인식을 참 잘못한다. 성별고정관념이 뿌리 깊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남학생들은 적극 반발한다.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 엄마에게 잘하고 있는데요...”라며 항변한다. 그러자 강사는 “여자 같다는 말은 귀엽고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또 여학생들이 무서워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는다.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제외된다. 죄 있음으로 확정되며, 경찰·검찰에서 그렇게 한다”고 강의를 이어간다. 강의를 듣는 남학생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계속 웅성거린다.

학생들이 필자에게 보낸 많은 자료들은 지면상 이루 다 소개하기 어렵다. 성교육 강사들이 남성들을 성범죄자로 규정하며 일방적인 과도한 보편화는 정말이지 문제다. 그러니 10대 남학생들이 더욱 페미니즘에 반격을 하는 것이다. 최근에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들만 화장실에서 체육복을 갈아입는 관례에 적극 반발하였다. 그 결과 남녀 학생들이 번갈아 가며 화장실에서 갈아입기로 투표까지 붙여 결정했다. 또한 충남의 한 고등학교 남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옷 갈아입을 때, 여성 사감장이 불쑥불쑥 들어오는 것을 두고 출입을 막아달라고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더 이상 남학생들도 관습적으로 여학생들을 배려하는 여러 관례에 대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페미니즘이 사상경찰이 된 현실은 학교에서 페미니즘 성향을 가진 여교사들에게 남학생들이 반발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페미니즘 운동이 낳은 부작용에 대해 권력형 페미니스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오세라비 객원 칼럼니스트 (작가, 미래대안행동 공동대표, 성차별교육폐지시민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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