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점령군"···北 교과서 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與 대권 주자의 놀라운 역사인식
"美 점령군"···北 교과서 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與 대권 주자의 놀라운 역사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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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한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1.7.1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한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1.7.1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美 점령군" 발언에 대해 북한의 역사 인식형태와 유사하다는 야당의 지적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대권 주자급 인사들이 미군을 '점령군'으로 표현했는데, 북한 사회과학출판사의 '조선통사'에 기록된 내용과 유사하다는 게 관건이다. 심지어 문제의 '조선통사'는 북한의 교과서격 출판물이다.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일 이육사문화관에서 "친일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김원웅 광복회장 역시 지난 5월21일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지난 3일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이 밝힌 '북한-조선통사(하)-1958년판'에 따르면 북한은 미군에 대해 "남조선 상륙 첫날부터 식민지 예속화 정책을 실시했다"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식민지 예속화정책에 도움을 줄 온갖 매국적 반동세력을 조장 비호하는 데에 있었다"라고 밝힌다. 다음은 정경희 의원이 밝힌 내용.

'조선통사'의 표지 모습.2021.07.04 (사진=인터넷캡처)
'조선통사'의 표지 모습.2021.07.04 (사진=인터넷캡처)

"미군이 우리 강토에 상륙하기 바로 전날 남조선 인민들에게 보낸 첫 '인사'였다. 이 포고문에는 벌써 남조선을 군사적으로 강점하고 자기들의 완전한 식민지로 만들려는 야욕이 노골적으로 표현되여 있다."

"미군이 남조선에 상륙한 첫날부터 실시한 식민지 예속화정책의 기본방향은 정치적으로는 온갖 민주주의적 애국적 역량을 탄압말살하는 한편 자기들의 식민지 예속화 정책에 도움을 줄 온갖 매국적 반동세력을 조장 비호하는 데 있었으며,···."

"미군이 남조선에 진주한 첫 시기에 실시한 일련의 정치적 조치들은, 온갖 민주주의적·애국적 역량을 탄압 말살할 목적으로 반동적 경찰기구를 시급히 복구·강화하며, 다른 방면으로는 미 제국주의 침략 세력을 부식하는 지주·예속자본가·친일 반미파·민족반역자들을 실신 상태로부터 추켜세워 하나의 반동 진영을 조직하는 데 당면한 목표를 두고 있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조선통사' 수록문. 2021.07.04(사진=정경희 의원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조선통사' 수록문. 2021.07.04(사진=정경희 의원실)

위 내용은 정 의원이 밝힌 북한의 '조선통사'의 기술(記述)이다. 관건은 '미군'이 '식민지화'에 열을 올렸다고 표현한 대목인데, 이재명 지사를 비롯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미(美) 점령군"이라는 발언에 대해 정경희 의원은 "북한의 '조선통사'와 거의 판박이"라고 일갈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선통사'가 소련군에 대해서는 "조선 인민의 정치적 권리와 자유를 완전히 보장해줬다"라고 밝힌다. '소련군은 해방군'으로, '미군을 점령군'이라는 인식이 북한의 조선통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숙한 좌파 운동권 논리를 이용해 당내 지지는 조금 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세대의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질타했는데, 이 지사는 하루만인 지난 3일 역시 자신의 SNS에 "역사적 몰이해 때문에 '그럼 점령군 주한미군을 몰아낼 것이냐'는 마타도어 마저 나온다"라고 대응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안심소득 시범사업 자문단’을 구성했다. 안심소득 제도는 ‘소득이 부족한 일정 계층에게만 소득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과는 차이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더욱이 그는 자신에 대한 야권의 질타에 대해 "마타도어(흑색선전)"라면서 "마타도어 하시는 분 소속 정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과거 친일재산환수법안에 대해 전원 반대했던 기억과 함께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말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22일 여의도 국회 인근 토론회에 참석해 "정치인은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윤석열 前 검찰총장에 대해 이같이 말한 것인데, "정치 세계에 조금 일찍 들어온 입장에서, 유사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의 입장에서 조언을 하자면 어떤 의구심도, 어떤 의혹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권 인사에 대해서는 이같이 밝혔지만 정작 본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 후보측 '열린캠프' 대변인단이 '마타도어'로 맞받아친 상태다.

한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지사의 '근본 없음'은 가족(형수)뿐 아니라 조국을 폄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사람이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라니, 이게 정상적인 나라냐"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김원웅 광복회장이 국무총리가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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