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시청-자치구 간 영상회의로 열린 서울시·자치구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회의에서 구청장들의 건의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서울시청-자치구 간 영상회의로 열린 서울시·자치구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회의에서 구청장들의 건의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316명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수도권에 대해 2주간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의 최고 수위인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김어준 9일 TBS 방송에서 “서울시 역학조사 부실”하다며 오세훈 때리기 나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316명 늘어 누적 16만5344명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 20일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전날(1275명)보다 41명 늘면서 최다 기록이 하루 만에 깨졌다. 사흘 연속 12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방역 당국은 현 상황을 4차 유행의 진입 단계라고 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495명, 경기 396명, 인천 72명으로, 963명의 신규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확진자의 73%에 해당한다. 지난주 국내 하루 평균 확진자는 이전 3주보다 53% 늘었고, 수도권의 증가율은 68%로 더 컸다.

신규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 상황을 놓고, 여권 일부에서는 ‘오세훈표 방역 실패’라 규정하는 흐름이 있어 논란이다. 친문 상왕으로 불리는 김어준은 9일 아침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최근 서울시 역학조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는 말로 ‘오세훈 때리기’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백신접종 대책 실패로 인한 4차 대유행...김어준은 오세훈 탓으로 우기는 중

김어준은 최근 4차 코로나 확산이 진행되자, 보수매체를 중심으로 방역당국 때문이라는 보도가 있다면서 “방역당국이나 백신 때문이라면, 왜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만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울만 그렇다면 왜 그런지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역 및 백신접종 실패로 인한 코로나 4차 대유행을 오세훈 서울 시장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김어준은 “4차 유행에 방역당국의 책임이 일정 부분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지자체장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 때문은 아니지만, 오세훈 시장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김어준은 서울의 확진자 1인당 검사 건수가 전국 평균에 비해 훨씬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전국 평균은 10명인데 반해, 서울은 7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이유가 “최근 오세훈 시장이 서울의 역학조사 TF팀을 해체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역학조사 TF팀이 해체됐기 때문에 역학조사가 당연히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였다.

방송인 김어준은 9일 T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최근 서울의 코로나 급증세에는 오세훈 시장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가짜 뉴스를 전파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방송인 김어준은 9일 T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최근 서울의 코로나 급증세에는 오세훈 시장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가짜 뉴스를 전파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은 오세훈 시장이 취임 이후 정부의 잘못된 방역을 안 따르겠다면서 ‘상생방역’을 주장한 것도 비판했다. “어떤 지자체장이 정부 방역을 안 따르겠다는 메시지를 낸 적은 없었다. 오 시장의 이런 태도가 방역현장을 이완시킨 메시지 중의 하나다”라며, 서울시의 신규 확진자 급증세가 오세훈 시장 탓이라는 주장을 펼치기에 안간힘을 썼다.

펜앤드마이크의 팩트체크 1=“서울시 역학조사 TF팀이 해체됐다는 김어준 주장은 거짓말”

김어준은 오세훈 시장의 방역 실패를 주장하기 위해 두 가지 가짜 뉴스를 퍼트렸다. 첫째는 ‘역학조사 TF팀을 해체’했다는 것이다.

펜앤드마이크는 서울시 시민건강국 감염병관리과와의 통화에서 ‘역학조사 TF팀은 해체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시민건강국 관계자는 “역학조사 TF팀은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역학조사관이 있긴 하지만, 따로 역학조사 TF팀은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송은철 감염병관리과장은 역학조사 인원이 일부 줄었다는 것은 인정했다. “3차 유행 당시에 서울시 소속 역학조사관은 총 87명이었고 현재 75명으로 일부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한시적으로 종사명령을 내렸던 시립병원 등의 퇴사자를 정리한 것으로 실제 활동하고 있는 역학조사관 수에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김어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펜앤드마이크의 팩트체크 2=“서울의 확진자 1명당 검사 건수는 7명이 아니라 100명 이상”

김어준의 두 번째 거짓말은 ‘서울의 확진자 1인당 검사 건수가 전국 평균에 비해 훨씬 못미친다’는 주장이다.

지난 8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25개 자치구 구청장들과 화상으로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회의에서 나온 이동진 도봉구청장의 질문이 빌미를 제공했다. 당시 이 청장은 “서울의 확진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데 확진자 1인당 검사자수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적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은 전 세계적으로 변화가 두드러지고 전파력이 빠른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4차 대유행은 전 세계적으로 변화가 두드러지고 전파력이 빠른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내용은 두 가지 개념이 혼동돼 사용되는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알려졌다고 한다. 김어준이나 도봉구청장이 말한 개념은 ‘확진자 1명당 접촉자 분류 건수’ 개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의 확진자 1명당 접촉자 분류 건수가 서울은 7.9명, 경기 9.1명으로 전국(10.9명) 대비 낮은 수준이다. 접촉자 분류 건수가 낮으면, 숨은 감염자에 의한 전파 우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개념이다.

반면 김어준이 말한 ‘확진자 1명당 검사 건수’는 서울의 경우 100명을 넘어선다고 한다. 김어준이 7명이라고 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아무래도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지방에 비해 ‘확진자 1명당 검사 건수’는 많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렇게 두 개념이 혼용되는 것에 대해 중대본에도 의견을 전달했으며 중대본 관계자도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일반적인 개념으로 이 두 수치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김어준이 무식해서 오 시장을 공격했는지, 알고도 왜곡했는지는 확인 안돼...서울시는 ‘정정보도’ 요청 방침

따라서 김어준이 이 개념을 몰랐다면 방송인으로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만약 김어준이 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서울시의 검사 건수가 전국 평균에 비해 적다고 발언했다면 ‘고의적으로 오세훈 시장에게 흠집을 내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관계자는 “명백하게 잘못된 내용을 보도한 TBS와 김어준씨에게 정정보도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의 관계자는 오 시장의 책임론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는 누구의 책임을 묻기에 앞서,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관계자 역시 “서울과 수도권에서 확산하고 있는 이 유행에 대해 지자체가 막을 수 있는 부분이었냐, 아니었느냐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지역사회 무증상 감염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하지 못 했던 점도 크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백신 인센티브제를 거론하면서 사회적 긴장감을 느슨하게 만든 방역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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