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확진자 증가에도 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에는 큰 변동 없어
높은 백신 접종률의 효과...화이자 쌓아 두고 접종률 높인 이스라엘, 한국은?

이스라엘이 델타 변이 출현에 따른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의 급속한 확산세에도 방역 조치를 계속 완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특히 한국이 만성적인 백신 부족을 겪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은 진즉 화이자 백신을 사태 초기부터 대대적으로 확보해 접종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도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크게 낮춰준다며 적극 권장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관계 장관회의에서 14일간의 격리 기간을 7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앞서 코로나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해 설정했던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것에는 백신 미접종자와 해외 입국자 모두가 포함된다. 격리 시작과 종료 시점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당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격리 의무의 실질 이행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델타 변이 유입 차단을 위해 입국자 관리 시스템을 엄격히 유지해온 이스라엘은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면에서 이 같이 격리 기간을 단축했다. 

그 이유는 빠른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에는 큰 변동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규 확진자 수 급증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60%에 가까운 높은 백신 접종률의 효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국민의 경제 활동 등을 억압하는 강력한 제한 조치 대신 12∼15세 아동·청소년의 접종률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면역력이 약해진 성인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3차 접종(부스터 샷)을 승인했다. 미국 정부는 부스터 샷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를 '약한 억제'(soft suppression)로 표현한다. 지속가능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로 경제 활동을 유지하는 가운데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물론 이스라엘 전문가들 내부에서도 이견은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공공 보건 서비스 담당자인 샤론 알로이-프레이스 박사는 "중증 환자가 급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런 실수의 대가는 우려할만한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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