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클래식 음악 또는 BTS의 음악을 트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 “이어폰 통해 듣는 음악은 어떻게 통제가능한가?”
뉴욕타임즈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자전거 타기는 괜찮다는 것이 매우 이상” “음악과 운동 강도는 아무런 상관 없다”

확진자 수가 일일 평균 1000명을 넘어서면서 지난 월요일(12일)부터 최고 수준인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다. 정부가 규정한 ‘거리두기 4단계’ 방역 지침에 따르면 백화점과 식당, 커피숍 이용은 되지만 교회예배는 허용되지 않는다. 버스와 지하철은 만원인 상태로 운영되지만, 택시는 오후 6시 이후 2명만 탑승할 수 있다. 헬스장에선 음악속도를 100~120bpm에 맞춰야 합니다. 러닝머신 속도는 시속 6km 이하로 제한된다. 샤워시설 이용도 금지된다. 외신들은 한국의 이러한 ‘이상한’ 방역지침에 조소를 보내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쫓겨나고 BTS는 살아남았다’ ‘한국에서 댄스는 허용되지 않는다’ 등의 헤드라인을 단 기사들을 쏟아냈다. 특히 외신들은 시민과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러닝머신 속도는 제한하면서 자전거 속도는 제한하지 않는 이상한 지침” “우스꽝스럽고(absurd)고 비효과적(ineffective)” “느린 음악을 튼다고 사람들이 운동을 격렬하게 하지 않는가” “어리석다” 등의 비판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더 이상 ‘강남스타일’은 안 된다: 한국의 코비드 지침이 헬스장에서 느린 음악으로 운동할 것을 요구하다(No more ‘Gangnam Style’: S. Korea’s COVID rules demand slower workout music in gyms)”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통신은 이 기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여행 금지와 같은 기본적인 제한에 한국은 헬스장에서120bpm 이상의 음악을 틀지 말라는 규칙을 추가했다”고 했다. 이어 “보건 당국자들은 이러한 조치는 지난 번 유행에서 헬스장을 완전 폐쇄해야만 했던 일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너무 빠르게 숨을 쉬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땀을 취기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이 방역지침은 야당 국회의원들로부터 조롱을 받고 있으며, 헬스장 사장들은 이 규칙들이 거의 효과가 없거나 비현실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서울의 한 헬스장 사장을 인용해 “클래식 음악 또는 BTS의 음악을 트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증명되었는지가 궁금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어폰이나 착용기기를 통해 음악을 듣는데 그들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통신은 한국의 거리두기 4단계는 “러닝머신 속도를 최대 시간당 6km로 제한하며 탁구시합은 두 사람까지로 제한한다”고 전하며 “걱정하지 말라: 120bpm 지침 아래 당신은 여전히 BTS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는 여전히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최애곡이 사이의 ‘강남스타일’이라면 불행하게도 들을 수 없다”고 했다.

뉴욕타임즈는 13일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서울시가 헬스장 사용자들에게 속도를 낮출 것을 명령하다(As Virus Cases Speed Up, Seoul Tells Gym Users to Slow Down)”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25일까지 시행되는 새로운 거리두기 아래 헬스장 영업은 가능하지만 러닝머신 속도는 시간당 3.5 마일 이상은 허용되지 않으며 헬스장 음악도 120bpm 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보건 당국자들은 이 조치가 사람들이 너무 빠르게 숨을 쉬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땀을 튀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헬스장 이용자들과 전염병 학자들 그리고 다른 관찰자들은 이 세부 규칙들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고려대 구로 병원의 김우주 교수를 인용해 헬스장에 적용되는 지침들은 “우스꽝스럽고(absurd)” “비효과적(ineffective)”이라고 했다. 김우주 교수는 뉴욕타임즈에 “나는 사람들이 전문가들의 말을 듣기를 원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즈는 “낮은 수준의 감염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던 한국은 최근 델타 변이와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과 씨름하고 있다”며 “한국은 전체 인구의 단 11%만 완전히 백신 접종을 마쳤으며 30%가 1차 접종을 마쳤으나 백신 접종 공급 부족으로 인해 예약이 중단된 상태”라고 했다. 신문은 “헬스장, 특히 단체 운동 수업을 제공하는 체육관들은 바이러스 확산에 취약할 수 있지만 환기시설을 증강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를 통해 감염 위험은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 시민들은 헬스장이 문을 닫지 않은 것에 안도했지만 새로운 지침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며 “운동하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쳤더라도 마스크를 써야하며 수업 규모는 제한된다”고 했다.

뉴욕타임즈는 한 서울 시민을 인용해 “그가 다니는 헬스장은 러닝머신의 속도를 낮추는 대신 완전히 꺼두는 편을 선택했다”며 “그러나 자전거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여전히 작동 중”이라고 꼬집었다. 시민은 신문에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자전거 타기는 괜찮다는 것에 매우 이상하다”고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음악이 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런던 부루넬 대학의 코스타 카라지오라피스 교수는 이 지침에 대해 “어리석다(ludicrous)”며 “만약 사람들이 최고 강도로 운동하기에 충분히 동기를 부여받았다면 그들을 막는 것과 음악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미국의 NBC 방송도 지난 13일 ‘강남스타일은 쫓겨나고 BTS는 살아남았다(Gangnam Style out, BTS in as South Korea bans fast gym music to fight Covid surge)’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NBC 방송은 “월요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새로운 거리두기에 다르면 헬스장에서 단체 운동을 할 때 빠른 호흡과 다른 사람에게 땀을 튀기는 것을 막기 위해 120bpm 이상의 음악을 틀어서는 안 된다”며 “132bpm인 강남스타일은 쫓겨났다”고 했다. 이어 “수도 서울과 인근 지역에서 거의 봉쇄 수준의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다”며 “이 거리두기에 따르면 러닝머신 속도는 최대 6km로 제한되고 헬스장 샤워실 이용도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2주 전 문재인 정부는 거리두기를 낮출 것을 약속했지만 확진자가 늘면서 계획을 수정했다”고 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12일 “댄스 금지: 한국의 코비드 지침이 헬스장에서 느린 음악을 강제하다(No Permission to Dance: South Korea Covid rules enforce slower music in gyms)”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의 한 시민을 인용해 이러한 지침이 “관료적”이라며 “헬스장에서 한 번도 운동해보지 않은 사람이 만든 것 같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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