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모 칼럼]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해 경계한다
[연상모 칼럼]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해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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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유력한 대선후보 윤석열의 외교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론 제기
"한국 대선에 개입하고 한국 주권 침해하는 것으로 내용과 형식 모두 부적절"
한국은 독립과 자존을 지키고 중국의 존경을 받도록 노력해야...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7월 15일 우리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고한 한미 동맹의 기본 위에서 대중국 외교를 펼쳐야 수평적 대중국 관계가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사드 체계 배치에 대해 “명백히 우리 주권적 영역”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16일 우리 언론에 ‘윤석열 인터뷰에 대한 반론’이라는 소제목을 붙인 글을 기고하여, “한미 동맹이 중국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 중한관계는 결코 한미관계의 부속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중국대사가 주재국인 한국의 유력한 대선후보의 외교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한국의 대선에 개입하고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내용과 형식에 있어 모두 부적절한 행태이다.

그러면 중국대사는 왜 이러한 부적절한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이는 그의 개인적인 성향과 현재 상대방 국가들에 대해 거칠게 대응하고 있는 중국의 소위 ‘전랑외교(늑대외교)’ 등이 합쳐져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한중 양국의 우호관계에 손상을 줄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의 반중국 정서만을 자극하여 중국 자신에게도 손해를 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큰 틀에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패권적인 행태의 일부로 보인다.

당초 중국이 1978년 이후 개혁개방정책을 통하여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어떠한 성격의 강대국이 될 것인지에 대한 많은 논의들이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논의의 핵심은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평화적인 대외정책을 구사할 것인지 아니면 권위주의적 국가로서 패권주의적이고 대결적인 대외정책을 구사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의 결론은 이미 나온 듯하다. 중국이 강대국의 정체성을 확고히 갖게 되는 2010년을 전후하여 중국의 수사와 외교행태가 패권국가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우선 2013년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시진핑은 ‘중국의 꿈’을 제시하고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강한 중국, 강한 군사력, 주권 수호의 의지를 천명하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국가의 핵심이익을 절대로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핵심이익의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공세적인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2012년 이래 미국에 ‘신형대국관계’를 제의했다. 2015년 이래 ‘일대일로 정책’을 통하여, 미국의 재균형정책에 대해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서진하여 역으로 포위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2014년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인이 지켜야 한다”고 선언하여, 아시아에서 미국을 제외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그리고 중국은 이웃국가들에 대해서도 공세적인 외교행태를 취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지화를 추진하면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있어, 베트남 및 필리핀 등 국가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2010년 이후 센카쿠의 영해 내에 군함을 수시로 진입시키면서 일본의 센카쿠의 실효적 지배를 무력화시키는 등 센카쿠분쟁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요약하면, 중국은 이웃국가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면서 패권주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을 ‘패권국가이며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여 최대의 적으로 보고 본격적으로 견제하고 있어 신냉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중국의 외교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다음의 요인들로 인해 중국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첫째, 중국은 중화사상에 따라 이웃국가를 대등하게 대해 본 경험이 없다. 둘째, 100여 년간의 굴욕의 역사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외부의 상황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할 ‘열등감의 민족주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현재 희석되어 가고 있는 공산주의가 민족주의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넷째, 그리고 중국이 과거에 갖지 못한 새로운 물리력을 가질 경우 어떻게 행동할지가 의문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중국은 거대한 인구와 면적, 긴 시간(인내)이라는 자산을 갖고 전통의 천하질서 관념을 함께 구사하면서 권력을 확대하려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미국과의 충돌을 일으킬 것이다. 최근 중국학자들과 언론이 “시간은 중국 편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은, 중국인들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중국학자인 자오팅양은 “천하체제는 자유보다 질서를 우선시 하는 위계적인 체제로서, 제국적인 중국 중심의 위계적인 세계질서가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한 이래 약 30년이 지났으며, 양국은 100년간의 단절 이후 서로에 대한 인식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국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 이래 고구려역사를 뺏어 가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사업, 2016년 사드관련 중국의 경제보복조치 및 2017년 우리의 안보주권을 상당히 제한하는 ‘3불(不)’ 강요, 2017년 시진핑 주석의 한반도국가 속국 발언 등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주한 중국대사가 이례적으로 한국 대선에 대해 부적절하게 개입하고 있다.

이러한 양국관계에 대한 우려는 중국의 패권주의가 한국에도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제 평화적인 강대국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미국 중심의 동맹체제에서 떼어내 중국의 종주권을 수용하는 ‘신형 속국’으로 만들려 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양국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양국 국력의 비대칭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초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우리가 그간 중국에 선의에 순진하게 의지하는 한편, 중국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장기 전략은 없고 눈앞 외교 현안 처리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독립과 자존을 지키고 중국의 홀대가 아닌 존경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이웃이지만 함부로 상대할 수 없는 이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에 대해 집착을 보이면서 우리의 순응을 원하는 데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대응방안이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주요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의 우호관계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관계는 현재 원만하지 못하다. 이는 중국과 일본이 역사적으로 대립적인 경쟁의식을 갖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며, 현재에도 일본이 중국의 부상을 인정하기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이 평화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정당한’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확립하려 한다면, 한국은 일본과는 달리 부상한 중국과 조화롭게 지낼 용의가 있다.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강압적으로 행동함으로써, 동북아에서 귀중한 이웃인 한국을 잃지 않기 바란다.

둘째, 이웃국가들은 미래의 중국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고, 향후 지역의 안정을 위해 중국이 과거의 조공제도가 아닌 이웃국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당성’을 가진 국제질서를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웃국가들은 중국을 더 이상 문명의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한 세기의 혼란과 변화, 미국을 포함한 여타 국가들의 증가된 영향력으로 인해 중국이 주도하는 지역체제는 역사적인 선례와 같지 않을 것이며, 향후 중국 중심의 위계에서 이웃국가들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을지 여부는 중국이 미래에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대한 믿음에 달려 있다. 향후 중국이 이웃국가들에 대해 자신의 의지를 강압적으로 강요하는 ‘패도적 패권’이 아니라 타협과 합의를 중시하는 ‘왕도적 패권’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성신여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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