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공세로 입장 바꾼 리투아니아...상호 대표부 설치하기로
中, "우리와 국교 맺은 나라가 대만과 교류하는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반대"

중화민국(대만) 외교부가 20일(현지시간) 발트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에 대표부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투아니아는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문제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화민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사실상 중화민국 대사관이 리투아니아에 들어서게 되는 것으로써,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우자오셰(吳釗燮·66) 중화민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유럽에 대표부를 신설하는 것은 지난 2003년 슬로바키아에 이어 18년만의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설 대표부의 설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리투아니아 국내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 역시 대만 현지에 자국 대표부의 연내(年內) 설치를 추진 중이다. 대략 올해 가을 무렵에는 주(駐)대만 리투아니아 대표부가 신설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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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민국(대만)의 국기.(사진=로이터)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의 구성국으로서 중국과 양호한 관계를 이어온 리투아니아는 최근 중국에 대해 공세적 자세로 입장을 바꿨다. 지난 5월 리투아니아 의회는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이슬람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탄압을 ‘제노사이드’(대량학살)로 규정한 데 이어 중국 및 동유럽 17개국이 참가하는 경제협력체 ‘17+1’에서 탈퇴하는 한편 유럽연합(EU)에 대해선 중국과의 관계를 재고(再考)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자오리젠(趙立堅·48) 중국 외교부 부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국교(國交)를 맺고 있는 국가가 대만과 교류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만 독립의 움직임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을 만드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화민국은 중국의 부상과 함께 여러 나라와의 국교 단절을 겪어야만 했다. 중국이 자국과의 수교 조건으로 수교 상대국에 대해 중화민국과의 단교(斷交)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1992년 8월 중국과 수교하면서 중화민국에 대해서는 ‘일방적 단교’를 급거에 통지했다. 중국과의 수교 조건 중 하나로 국내 중화민국 자산을 중국 측에 그대로 양도하기로 중국 측과 밀약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화민국이 주한 대사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은 중국 측이 이어받았고, 현재 그 자리에는 지난 2011년 새로 지어진 주한중국대사관이 위치해 있다.

한국에서 중화민국의 대사관 역할을 하는 주한(駐韓)타이베이대표부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다.

중화민국과 국교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전 세계 약 15개국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대부분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 집중돼 있다.

교황이 국가 수반으로 돼 있는 바티칸시국(市國)의 경우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치세 들어서 중국과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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