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유죄 판정을 21일 받았다. 곧장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매관매직(賣官賣職)"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하지만, 댓글조작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음지(陰地)에서 공직을 뒷거래했다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현역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정치권력의 선거 개입을 넘어 민주주의 원리를 난도질한 초(超) 헌법적 범죄 행위다. 유권자의 눈을 가리고 호도함으로써 왜곡된 정치권력을 재생산하는 데에 현 집권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개입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형사적 처벌만으로 끝날 수 없는 문제다.
이같은 함의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단순 매관매직 행위로 내다봤다. 원내 정당 최초의 청년 당대표라는 점에서 간결한 메시지 전달 전략이 특징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사태는 본질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비판을 자초한 모양새다.
우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마주앉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이같이 일갈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안'을 두고 '당대표 토론배틀'이라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는데, 이날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 유죄 판정'이 나오면서 이 대표가 '매관매직'으로 표현한 것이다.
송 대표는 이날 이 대표가 '매관매직 행태'라고 꼬집자, 곧장 "저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꼬리를 내렸다. 다만 그는 "이준석 대표도, 집권을 하게 되면 당 일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에 대해 모두 다 알기가 어렵다"라고 첨언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김경수 지사의 '민주주의 원천 파괴행위'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반응할까. 국민의힘 당헌 제1장 제2조(목적)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역사적 성취를 이끌어온 헌법 정신을 존중한다. 헌정질서의 중심인 자유·민주·공화·공정의 가치를 올곧게 실현하고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라고 명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령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것을 밝힌 상태다.
국민의힘이 스스로 당 강령과 당헌에 '민주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저지른 '여론 조작 행위'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지지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번 김경수 사태를 두고 자체 당 혁신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토론배틀 및 정책검증'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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