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몰락’에 대한 김어준과 추미애 ‘책임론’, 친문세력 분열시키나
‘김경수 몰락’에 대한 김어준과 추미애 ‘책임론’, 친문세력 분열시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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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지사가 지난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지사가 지난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구속에 김어준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김어준이 띄우고 추미애가 고발한 댓글 사건의 결과가 김경수 지사 구속으로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여권 내에서 추미애 전 장관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어준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없지만, 김어준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여권 일각서 추미애와 김어준 비판론 대두...대선판도에 영향 미칠 듯

여권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3,4위권인 추 전 장관은 친문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상승세를 타왔다. ‘친문 적자’인 김 전 지사가 추 전 장관의 고발사건이 단초가 돼 정치적 몰락의 운명을 맞게 되면서, 여권 일각에서 ‘원죄론’이 제기됨에 따라 향후 판도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어준도 그동안 친문세력 내 여론을 주도해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 여권 주자들에 대해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친노와 친문을 통틀어 적통 중의 적통으로 꼽히는 김 지사의 운명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관점이 대두됨으로써 김어준에 대한 비판론도 꿈틀대고 있다.

이 같은 친문세력의 분열상이 향후 대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두관 의원 추미애 저격 총대 메...“추 전 장관은 드루킹을 고발해 김 지사를 사퇴하게 만들어”

추 전 장관에 대한 저격은 김두관 의원이 앞장섰다. 김 의원은 “추미애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추미애 당시 대표가 정무적 판단력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다”며 크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추 전 장관이 ‘댓글조작 사건은 민주당 가짜뉴스 대책반에서 경찰에 고발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김두관 의원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거론했다. [사진=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김두관 의원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거론했다. [사진=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김 의원은 “당 대표의 추인 없이 경찰에 고발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았겠지만 정무적인 판단이 매우 미흡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윤석열 전 총장의 징계 국면에서도 정무적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전날 제기한 자살골 해트트릭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윤석열 전 총장을 대선 후보 1위로 만들었고, 드루킹을 고발해 김경수 지사가 사퇴하게 했다”며 “3번 자살골을 터뜨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고 주위에서 말한다”고 저격했다.

추 전 장관측은 이같은 비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21일 김 지사에 대한 유죄 확정 이후 “오랜 정치적 동지로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직접 드루킹을 수사의뢰한 것처럼 작성한 기사를 언급하며 “미수정 및 재발시에는 강력한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진중권, “김 지사가 형을 받는데 김어준과 추 장관이 크게 공로 세워”

하지만 추 전 장관보다 김어준의 ‘원죄’가 더 크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경수 지사가 형을 받는 데에 크게 공로한 분이 둘 계신데, 한 분은 김어준씨고 다른 한 분은 역시 추미애 장관님”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어준이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SBS 방송 등에 나와서 ‘댓글 조작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댓글조작을 한 드루킹 일당이 그들의 '공로'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는 판단에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가, 김어준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세상에 전모가 드러난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조작'을 일삼던 친여 조직이 김어준과 민주당에 의해 수사기관에 적발되면서, 그들과 공모관계였던 김경수 지사가 형사처벌을 받게 된 사건으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김어준은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 비방 댓글 ‘매크로 조작’의혹 처음으로 제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 수면에 드러난 건 2018년 1월이다.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와 친여 성향 팟캐스트 등을 중심으로 '매크로 댓글조작'에 관한 얘기가 퍼졌다. 화살은 김어준이 당겼다. 매크로 댓글 논란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7년 12월, 김어준은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뉴스공장'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포털 뉴스 댓글들에 대해 "이거 전부 댓글 부대가 단 댓글이다. 댓글을 달 때 위에서 지시를 받아서 했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공식적으로 비화한 것은 1월17일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공동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 합의했다'는 내용의 네이버 기사가 특정되면서다. 이 기사에는 정부 결정을 비방하는 댓글이 4만개가 넘는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로 노출됐다.

네이버는 매크로 논란이 심각해지자 이 기사 댓글을 특정해 "사람의 손이 아닌 프로그램 조작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1월 19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와 거의 동시에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디지털소통위원회 산하에 댓글조작·가짜뉴스 법률대책단을 출범시켰다. 민주당 법률대책단은 정식으로 네이버 기사댓글 조작 의혹에 대해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김어준은 “이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했다"고 스스로 자랑했다. 2018년 2월 1일 자신이 진행하던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에서 매크로 시범까지 직접 보이며 본격적으로 사건을 키웠다. 김어준은 이후에도 여러번 네이버 댓글과 기사재배치 문제 등을 블랙하우스 방송에서 지적하는 등 댓글조작 사건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 ”추미애보다 김어준 원죄가 더 커“

그런데 2월,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됐다. 경찰이 IP추적 등을 통해 경기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 건물을 압수수색, 피의자 3명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는데, 드루킹 김동원씨를 포함해 2명이 민주당원으로 드러난 것이다. 4월경엔 경찰이 김경수 전 지사와 드루킹 일당의 연결고리를 확인한 것이 사건의 전모이다.

김어준의 자랑과 시범이 없었다면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추 전 장관이 경찰에 고발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김경수 전 지사도 구속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여권 내부의 해석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따지고 보면 김어준의 원죄가 더 큰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추미애 전 대표에 대해서만 책임론을 내세우는 실정이다”고 비판했다.

김어준은 새로운 ‘좌표찍기’로 물타기 시도...“이동원 대법관의 웃기는 판결” 주장

여권 내부에서의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김어준은 자신의 원죄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억지 논리’를 내세워 새로운 ‘좌표찍기’에 나섰다. 김어준은 지난 22일 ‘뉴스공장’에서 김 전 지사의 징역 2년을 확정한 대법원2부 주심 이동원 대법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웃기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농단 재판에서 정유라의 세 마리 말은 뇌물이 아니라는 최순실의 말을 신뢰한 판사"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무죄가 난 재판에서 '유죄'라고 판단한 분"이라고 비난했다. 여권에 불리한 판결을 내렸던, 이념적으로 편향된 판사였다고 낙인찍은 것이다.

지난 22일 김어준은 자신의 원죄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억지 논리’를 내세워 이동원 대법관이라는 새로운 ‘좌표찍기’에 나섰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지난 22일 김어준은 자신의 원죄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억지 논리’를 내세워 이동원 대법관이라는 새로운 ‘좌표찍기’에 나섰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어준의 주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김 전 지사의 2심 주심이었던 김민기 부장판사는 진보성향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2심 재판장이었던 함상훈 부장판사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누나인 유시춘 EBS 이사장의 선임무효소송을 각하한 적이 있다”며 김어준의 주장을 반박했다. 말하자면 김 전 지사는 진보·보수 판사들 모두에게 징역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관계자, “여론몰이에 탁월한 능력 보여온 김어준,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듯”

김어준이 "드루킹의 진술이 사실상 전부다. 대단한 증거가 없다"라며 "거짓과 번복으로 점철된 드루킹의 진술을 (법원이) 다 믿어줬다. 드루킹의 말만 신뢰하고 김 전 지사의 말은 하나도 신뢰하지 않았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이 제기됐다. '드루킹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검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증거가 워낙 많았다"며 '진술'을 뒷받침한 '물증'이 충분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 전 지사의 판결과 관련된 김어준의 ‘원죄’가 밝혀지면서, 방송인으로 김어준의의 신뢰도에도 금이 가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당시 '생태탕 의혹' 제기가 실패로 끝나고, '드루킹 사건'이 사실상 자살골로 마무리되자 '김어준을 계속 믿어도 되나"라는 회의론이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김어준씨가 그동안 여론몰이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 건 사실이지만,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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