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신(新) 북풍몰이가 시작된 모양새다. 지난 27일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남북 통신선 연결에 따른 대화 복구 의지를 밝히면서 오는 8월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그간 북한의 압박 공세에 맞춰 축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29일 "코로나19 상황, 연합방위태세 유지, 전작권 전환 여건 조성,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제반 여건을 종합 고려해 한국-미국 간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알렸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종류는 '을지프리덤가디언스훈련(UFG)'을 비롯해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 등으로 분류된다. 그중에서도 UFG 훈련은 세계적인 군사훈련 모델로 평가받는데, 지난 3년 전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고서 北 김정은과 추진했던 '9·19 남북군사합의'와 '9월평양선언' 직전부터 중단됐다. 적(敵)의 선의만을 믿고 국방의 핵심 동력원을 멈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등이 17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남북공동선언 국회 비준 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1.6.17(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등이 17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남북공동선언 국회 비준 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1.6.17(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조짐'을 보이는 것도 예고된 사안이다. 이미 전반기였던 지난 2월 중순부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기도 한 문재인 정부의 현 통일부 장관 이인영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정의당 의원 35명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었다.

당시 김홍걸·윤미향·이규민·김남국·김용민·윤영찬 의원 등은 "北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라는 이유를 들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었다.

이들 가운데 이규민 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1990년대 초 재학 중 이념단체 '반미구국전선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던 이력도 있다. 한때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외쳤던 이가 현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입성하면서 30년 전 더불어민주당의 '반미(反美)' 성향 색채가 더욱 강해진 것.

기자는 올해 초, 문화계와 법조계 등을 통해 '반미구국전선'이 작성했다고 알려진 불온문건 '새날'의 사본 일부를 입수했다.2021.05.08(사진편집=조주형 기자)
기자는 올해 초, 문화계와 법조계 등을 통해 '반미구국전선'이 작성했다고 알려진 불온문건 '새날'의 사본 일부를 입수했다.2021.05.08(사진편집=조주형 기자)

앞서 펜앤드마이크는 지난 2월28일자 <[탐사기획] 與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왜 이리 집착하나... 배후 '반미구국전선' 정체 추적>, 지난 3월7일자 <[탐사기획] 與, 8일 한미연합훈련 반대 "주한미군 철수가 노동자 해방의 길"?>를 통해 이들의 정체에 대해 낱낱이 까발린 바 있다.

한미연합훈련을 반대한 민주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의 과거 운동권 시절 불온 문건에서 '한미연합훈련 극렬 반대' 목소리가 포착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번 사태의 관건은, 북한의 의해 왜곡된 7·4남북공동선언의 3가지 결론인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라는 원칙 중 '한미연합훈련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와 연동되는 '자주·평화'와도 맞닿는 주장이라는 것인데, 이같은 주장이 실현화되는 모양새다.

결국 정치권의 이같은 입김을 고려한듯, 국방부는 결국 29일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과 관련해 시기 및 규모,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힌 상태다.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윤게이트 앞에서 열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ㆍ주한미군주둔비 폐지 평화의 1만보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2021.03.05(사진=연합뉴스)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윤게이트 앞에서 열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ㆍ주한미군주둔비 폐지 평화의 1만보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2021.03.05(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