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주요 선진국들, 사회적 거리두기 속속 해제
백신 접종률 높이는 데 행정력 집중..."감염자 늘더라도 사망률이 비례해 높아지지는 않는다"
향후 '변이 바이러스' 발생하더라도 백신 '부스터샷'으로 대처 방침

사진=SNS 캡처
사진=SNS 캡처

서방 주요 선진국들은 인원 제한없이 식당·술집 등에서 밤늦게까지 모임을 열고 있다. 당사국들은 진즉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허용해 한국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거의 해제한 상태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입원·사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3일 기준 평균 하루 확진자가 9만2000여 명으로, 2주 전 대비 139% 늘었다고 밝혔다. 입원 환자 수도 5만여 명으로 같은 기간 대비 92% 늘었다. 

그러나 식당·술집·헬스장 등에 영업 규제 조치를 하거나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여기에는 성인 70%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 미 CDC는 백신 접종 완료자 중 입원할 정도로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될 확률은 0.00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사망할 확률은 0.001%에 그쳤다.

미 당국은 '감염자가 늘지 중증환자나 사망자가 늘진 않는다'는 통계를 확인,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만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미 당국은 연방 공무원의 백신 의무 접종과 각 대기업의 직원 의무 접종 등을 유도하고 있고 신규 백신 접종자들에게 100달러(약 11만원)의 인센티브까지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욕은 오는 16일부터 식당 등을 비롯한 실내 다중이용시설에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들만 입장하도록 할 방침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지난달 19일부터 거의 모든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도 의무가 아닌 권고 조치로 정했다. 영국은 전주 대비 확진자가 13% 감소했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4일 성인 94%가 항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방역 관련 규제는 거의 사라졌다.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을 뿐 확진자 숫자에 더 이상 관심을 쏟지 않는다. 극장·공연장·박람회장에 최대 5000명까지 입장할 수 있고 식당·술집·카페 등은 정상영업 중이다. 다만 입장하려면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해 사실상의 접종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독일도 실내 마스크 착용만 의무로 남겨두고 나머지 방역 관련 규제는 모두 사라졌다.

싱가포르는 모임 허용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하고 실내 식당에서 식사도 금지할 정도로 규제 강도가 높았지만 백신 접종률이 1차 74%, 2차 61%에 달할 정도로 빨라 백신 접종자에 한해 일상으로의 복귀를 허용했다. 싱가포르는 9월까지 백신 접종률 80%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도 더는 추가 방역 지침을 국민에게 강요하지 않고 백신 접종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75%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일본 정부는 확진자가 늘어도 중증환자나 사망자 발생 빈도는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스라엘을 필두로 한 거의 모든 주요 선진국들은 향후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더라도 백신 '부스터샷'으로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바로 다음으로 영국이 내달 6일부터 50세 이상과 면역 취약자 3200만명 대상 '3차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은 백신 보릿고개로 백신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내년 백신 도입 물량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 주요 선진국들이 일제히 '부스터샷'에 들어가면 백신 물량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