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1억 5천만원 전시회에 후원

인천시 등의 후원으로 열리고 있는 북한 그림 전시회(사진=물망초)
인천시 등의 후원으로 열리고 있는 북한 그림 전시회(사진=물망초)

인천시 등의 후원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열리고 있는 남북평화 관련 전시회에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만수대창작사 소속의 작가의 작품이 다수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만수대 작가들의 해외 작품 전시 활동이 북한정권에 직간접적 이득을 안길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인천시 남북 평화 관련 전시회에는 북한 만수대창작사 사장 김성민이 2018년에 그린 ‘어머니 막내가 왔습니다’가 출품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주최로 열린 남북 평화미술전에는 김성민을 포함해 만수대 창작사 소속 작가 6명의 작품이 전시됐다.

유엔안보리는 2017년 대북결의 2371호를 통해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 해외프로젝트 그룹(MOP)’을 자산동결 대상, 즉 제재 기관으로 지정했다. 또한 별도의 항목을 통해 평양 소재 ‘만수대창작사(Mansudae Art Studio)’를 동일 조직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에 대해 ‘자산동결’ 조치를 취하고, 자국민 등이 해당 작품을 구매하거나 소유, 이전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

탈북민 출신 지성호 의원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는 북한으로의 재원 이전과 북한을 이롭게 하는 모든 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한국 내에서 대북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 의원에 따르면 인천광역시는 해당 전시회를 위해 남북교류협력기금 1억 5천만 원을 후원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감시활동을 하는 전문가패널은 지난 3월에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 열병식 등 무기 전시 활동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이와 유사하게 북한은 금지된 예술품이나 조각상을 광고하거나 전시함으로써 직간접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만수대창작사의 해외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제재 위반 사례로 한국 등에서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이 전시되거나, 일부 한국인들이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을 구매한 경우를 제시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들의 작품이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등이 주관한 전시회에 전시되고, 만수대창작사 수예단장 김청희의 작품이 2019년 국회에 전시됐다는 언론보고다 있다는 것이다.

미국정부도 만수대창작사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만수대창작사는 2016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로부터 특별지정제재 대상(SDN)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해 9월 북한 등 제재 대상이 연관된 고가의 미술품 거래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 등이 특별지정제재 대상과 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긴급국제경제권한법’에 따라 25만 달러 혹은 거래자금의 2배를 물도록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 등 국제사회가 만수대창작사의 활동에 제동을 거는 이유는 만수대가 해외활동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이 자금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등 무기 프로그램에 투입된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VOA는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대표를 지내다 탈북한 이현승 씨는 VOA에 “북한의 모든 작가들과 미술품들은 북한당국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며 “만수대창작사의 작품 수입은 모두 김정은에게 직접 전달되는 구조”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