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은혜 순천향 의대 교수] 코로나 4차 유행, 어디에서 왔나?
[기고/이은혜 순천향 의대 교수] 코로나 4차 유행, 어디에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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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순천향의대 교수
이은혜 순천향의대 교수

불과 두 달 전인 6월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0명 수준이던 것이 7월에 갑자기 1,300명 수준으로 증가하더니 8월 들어서는 1.500명을 넘다가 드디어 오늘(11일) 2,145명이 되었다. 7월부터 시작된 4차 유행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미 알려진 대로 4차 유행은 델타변이(=인도변이)와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델타변이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력(전파력)이 더욱 증가했는데 이것은 바이러스 변이의 일반적인 경향이다. 코로나가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했을 때는 S형과 V형이었으나, 유럽으로 건너가 GH변이가 발생하여 미국 등 전 세계로 퍼졌으며, 우리나라에도 유입된 결과 그 영향으로 작년 5월 이후부터 2차 유행 기간 동안 양성률이 증가했다. 2020년 말~2021년 초에는 영국(알파) 및 남아공(베타)변이에 의해 감염력이 증가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뎉타변이의 영향으로 감염력이 증가하여 양성률과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4차 유행의 확진자 규모는 변이의 영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림 1에서 7월에 델타변이의 영향으로 양성률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양성률의 증가에 비해서 확진자의 증가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해결의 실마리는 검사건수가 아닐까? 검사건수(=검사자 수)를 추가로 고려하면 의문이 풀릴 수 있다(그림 2). 왜냐면 양성률이 증가한 기울기보다 검사건수가 증가한 기울기가 확진자 증가의 기울기에 좀 더 가깝기 때문이다. 즉, 4차 유행에서 확진자가 크게 증가한 요인은 기본적으로는 델타변이의 영향이지만 검사건수의 증가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된다.

확진자가 먼저 증가한 것인지, 검사건수가 먼저 증가한 것인지는 애매할 수 있다. 마치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4차 유행에서 검사건수가 매우 증가한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검사건수가 갑자기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임시선별검사(소)에 있다고 추측한다. 의심검사는 발열같은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거나,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 등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시행한다. 반면에 임시선별검사는 증상이나 역학적 연관성이 없더라도 검사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하철역, 공원, 광장 등의 빈 공간에 임시로 만든 검사소에서 자유롭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임시선별검사는 익명으로 진행되며 검사비는 무료다.

임시선별검사소는 수도권은 2020년 12월 14일부터 운영했고, 비수도권은 2021년 4월 16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야외에 임시로 만든 검사소이므로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운 경우는 검체 채취자의 움직임에 제약이 있을 수 있어서 검체 오염이나 위양성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림 3에서 의심검사 건수는 6월에 2-3만건이던 것이 7월에는 3-4만건으로 증가한 반면, 임시선별검사는 3만건 내외로 하던 것이 7만건 이상으로 대폭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작년 12월 이후 임시선별검사의 평균 양성률은 0.3%인 반면, 의심검사는 1.7%다. 그런데 4차 유행 기간인 7월에는 각각 평균 0.4%와 4%로 증가했다. 임시선별검사의 양성률도 증가했지만 의심검사의 양성률이 현저하게 증가한 것은 델타변이의 영향이다.

임시선별검사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원인은 7월 들어 검사소 갯수가 증가했고 운영시간이 연장되었기 때문이다. 질병청은 임시선별검사소의 운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서울시 자료를 찾아보면 6월까지 19개에 불과하던 임시선별검사소가 7월 9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8월 3일에는 59개로 약 3배 늘어났다. 운영시간도 밤 9시까지 연장한 곳이 많다. 그림 4에서 임시선별검사소의 증가와 검사건수의 증가가 대체로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부연 설명이다. 언론에서 확진자가 증가한다고 계속 보도하게 되면 의심증상이나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사람들도 본인의 상태가 궁금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임시선별검사소 앞을 지나게 되면 일종의 견물생심이 발동해서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게 되고,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이 많기 때문에 확진 판정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우연히 임시선별검사에서 무증상 확진자가 한 명 발견되면 관련 접촉자들은 의심검사 대상에 해당되는데 델타변이의 영향으로 전파력이 증가된 상황이므로 의심검사의 양성률이 특히 최근에 매우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 검사건수의 증가가 임시선별검사소 확대의 영향이라면, 확진자 및 양성률의 증가는 델타변이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무더운 한 여름에 냉방시설도 제대로 갖추기 어려운 임시선별검사를 굳이 확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2021년 6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7월1일부터 수도권은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비수도권은 1단계가 적용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열흘 후인 7월 6일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검사 건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서 내일부터 환자가 더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다음 날인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중앙방역대책본부 분석에 따르면 현 수준이 아마 7월까지, 또는 8월 초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델타변이의 영향은 이미 6월에도 있었는데 불과 열흘 사이에 방역당국의 입장이 갑자기180도 바뀐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필자의 짐작으로는 인천 연수을 재검표결과 확산 방지, 광복절 집회 방지, 한미연합훈련 연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연기, 탈원전으로 인한 전력난 해소 등 여러 원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다행스럽게도 확진자 규모의 증가에 비해서 위중증환자와 사망자는 별로 증가하지 않았다(그림 5). 이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변이 자체의 방향이기도 하고, 일부는 백신접종의 영향이기도 하다. 전 국민의 50-6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확진자는 크게 증가하지만 치명률은 별로 증가하지 않는 추세다. 보합세를 보이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2021년 8월 9일 기준으로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12,448명으로 전 국민의 0.4%에 불과하며 인구 10만명 당 발생률은 410명이다(표 참조). 누적 사망자 2,125명 중 96.4% (2,048명)은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70세 이상의 고령층이 주로 사망했다. 코로나 주간 치명률은 2020년 4월에 최고 13.3%이던 것이 2021년 7월에는 0.1-0.2% 수준으로 현저히 감소했다. 누적 치명률은 2020년 5월에 최고 2.4%이던 것이 2021년 7월에는 1.1-1.2%로 감소했다. 얼마 전에 발표된 2019년 사망원인통계와 비교하면, 지난 1년 동안의 코로나19 사망자보다 폐렴 사망자가 15배나 많았으며, 자살 사망자는 7배나 많았다. 한편, 독감의 누적 치명률은 0.5%였으며,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국내 누적 치명률은 약 20%였다.

이런 사실들을 근거로 생각해보면 확진자가 증가한다는 언론의 호들갑과 달리 확진자의 규모가 실제로 상당하지는 않다. 게다가 확진자의 상당수는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며, 누적 치명률이 독감의 두 배 정도라는 점에서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해야 할 정도로 코로나19가 심각한 감염병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코로나19와 독감은 임상경과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치명률 수치만으로 경중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이쯤 되면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지 1년 반 이상이 경과한 현 시점에서 이번 4차 유행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4차 유행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예측이 가능하다. 아마 최소한 광복절이 지나야(8월 말) 확진자가 감소할 것이다. 길게는 개천절까지 이런 추세가 지속될 수도 있다. 그리고 4차 유행이 끝나더라도 1-3차 유행이 그랬듯이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아마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1,200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 후 연말에는 5차 유행이 올 가능성이 높으며 5차 유행이 지나면 일일 신규 확진자는 2,000명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확진자 감소를 위해서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해야할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내려놓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등 개인적 거리두기로 전환하고, 중환자와 사망자 감소에 집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국민들이 코로나19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과도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중국산 코로나19에 완전히 잠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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