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카불 대통령궁 장악 마친 뒤 탈레반기 게양
"수일간 아프간에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원한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전쟁은 끝났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탈레반 사령관들은 대통령궁 장악을 마친 뒤 무장대원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영상 중계했다.

알자지라방송은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이 탈레반 수중으로 넘어갔음을 보도하며 탈레반기가 게양됐음을 알렸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알자지라방송에서 "전쟁은 끝났다"면서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한 내전에서의 승리를 선언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곧 통치 방식과 정권 형태가 정해질 것이라고 부연한 뒤 "우리는 주민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하겠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장한다. 모든 아프간 인사와 대화할 준비가 됐으며, 필요한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대국민 담화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개방적인 정부 구성 약속과 함께 시대에 맞게 달라진 국민들의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은 탈레반의 수도 카불 입성 직후 AP통신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과의 생방송 인터뷰에서는 "향후 수일간 아프간에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원한다"고 했다.

바라다르 탈레반 정치국장은 "탈레반의 승리는 신속했고 세계 그 어떤 상대도 대적할 수 없었다"고 자평하면서도 "진정한 시험은 지금부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적으로 여성과 아동 인권을 비롯한 각종 인권 악화 우려가 거세지자 탈레반 대변인은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고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탈레반은 아프간 국영방송도 장악했다. 알 아라비야 방송은 탈레반이 이날 카불에서 아프간 국영 TV를 장악, 아프간인들에게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대국민 담화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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