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 "아프간, 테러 조직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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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정세와 관련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적대행위의 즉시 정지와 질서 회복을 촉구하는 내용의 보도성명을 발표했다. 보도성명은 유엔 안보리가 보도기관을 대상으로 내는 성명이며, 유엔 회원국들에 대해서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성명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유린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가해자를 처벌함이 긴급하고 또한 불가결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보리는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아프가니스탄인(人)에 의해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즉시 협의할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여성이 참여하는 포괄적 새 정부 수립을 요구했다.

이날 긴급회의 모두 연설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일치단결, 아프가니스탄이 다시는 테러 조직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이나 소녀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각해지고 있어 암흑의 시대로의 회귀를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적극 수용할 것과 아프가니스탄으로의 강제송환이 이뤄지지 않도록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겅솽(耿爽) 중국 부대표는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은 외국군(미군)의 성급한 철수와 직접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를 비난한 이유는 미군이 철수함으로써 지역 이슬람 세력을 자극, 자국 내 이슬람 민족에도 그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한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중국 신장·위구르지역의 독립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이슬람 소수 민족이 아프가니스탄을 거점으로 활동 중이다.

인도 측 요청으로 출석한 아프가니스탄 측 대표는 탈레반 정부를 정식 정부로 승인하지 않도록 유엔 회원 각국에 호소했다. 제임스 카리우키 영국 부대표는“탈레반이 기본적인 인권을 계속해 침해한다면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긴급회의는 유엔 안보리 비(非)상임이사국인 노르웨이와 에스토니아의 요청으로 열렸다.

한편,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인 탈레반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완전 장악하고 종전을 선언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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