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를 인정할지 국제사회에 확실성이 없다"
美정부, 탈레반 뿐 아니라 아프간 전체를 제재 대상으로 삼는 방안 검토

국제통화기금(IMF)이 아프가니스탄에 금융지원을 중단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집단 탈레반의 재집권 결과다. 향후 탈레반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정부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는 아프가니스탄에 약속했던 특별인출권(SDR) 배정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SDR은 IMF 회원국이 달러,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등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권리를 말한다. 

IMF는 "아프간 정부를 인정할지 국제사회에 확실성이 없다"며 "그런 결과로 아프간은 SDR을 비롯한 다른 IMF 자원에 접근할 수 없다"고 했다.

IMF는 쿠데타나 부정선거로 정권이 바뀔 경우 해당국의 정부를 인정할지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회원국들에 맡겨왔다. 이번에도 IMF는 "항상 그렇듯이 IMF는 국제사회의 견해를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IMF는 지난 2019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SDR 접근을 차단한 바 있다.

아프간 정부를 무너뜨린 탈레반을 국제사회가 정부로 인정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IMF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한 미국 재무부 관리는 "탈레반이 SDR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미 공화당 의원들도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에게 탈레반이 SDR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IMF에 개입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IMF의 이번 조치로 아프간은 4억5천500만 달러(약 5천300억원) 규모의 인출권을 박탈당했다.

아프간이 SDR에 접근하더라도 미국의 제재를 받는 탈레반이 국제거래를 하긴 어렵다. 미국은 이미 아프간의 보유 외환을 동결하고 아프간 내 달러 수송도 차단했다.

아즈말 아흐마디 아프간 중앙은행 총재는 아프간 중앙은행 자산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국제결제은행(BIS), 세계은행(WB) 등에 묶여있는 상태이며 자금이 IMF와 미국 재무부의 감시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아프간 중앙은행은 탈레반에 몰래 빠져나간 자금이 없음을 밝혀야 하는 처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탈레반 뿐만 아니라 아프간 전체를 제재 대상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아프간이 국민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고 테러리스트들을 숨겨주거나 지지하면 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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