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제재완화부터 거론...북핵문제 작동원리에 대한 몰이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사진=페이스북)
최재형 전 감사원장(사진=페이스북)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2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사가 발표한 통일외교 구상에 대해 “실패로 끝난 문재인 대북정책을 반복하겠다는 것”이라며 “실망을 넘어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이 지사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북핵문제 해결”이라며 조건부 제재완화(스냅백)와 단계적 동시행동을 제시한 것에 대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김정은의 핵무기 포기라는 지난한 과제를 풀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김정은에게 ‘핵’이냐 ‘정권의 안위’냐를 선택하도록 해야 하고 그러려면 현재의 대북 제재를 강하게 이행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 완화부터 하겠다고 나선 이재명 후보는 북핵 문제의 작동원리에 대한 몰이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주도해왔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최 전 원장은 “과연 북한이 발표한 수많은 성명 중 단 하나라도 읽어 봤는지 의문”이라며 “이렇게까지 북한에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겠다니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에 얼마나 더 큰 상처를 입히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 지사의 ‘한반도 평화경제체제’ 구상에 대해서는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인데도 ‘한반도 평화경제체제’를 운운하는 이재명 후보를 보고 있자니 잠꼬대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된다”며 “듣기 좋은 것만 말하는 ‘아무말 대잔치 공약’이라지만 정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다”고 꼬집었다.

최 전 원장은 이 지사의 통일외교 구상에 대해 “대한민국의 최대 위협인 북핵으로부터 우리국민을 지키겠다는 지도자로서의 결기는 보이지 않고, 문재인 정권의 북한 짝사랑만 답습하겠다는 주장만 남았다”며 “실망을 넘어 걱정이 앞선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다음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페이스북 글 전문(全文)

실패로 끝난 문재인 대북정책을 반복하겠다는 이재명 후보, 걱정된다.

오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가 ‘통일외교 구상’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최대 위협인 북핵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지키겠다는 지도자로서의 결기는 보이지 않고, 문재인 정권의 북한 짝사랑만 답습하겠다는 주장만 남았다. 실망을 넘어 걱정이 앞선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김정은의 핵무기 포기라는 지난한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김정은에게 ‘핵’이냐 ‘정권의 안위’냐를 선택하도록 해야 하고 그러려면 현재의 대북 제재를 강하게 이행하는 게 순서다.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는 제재 완화부터 하겠다고 나섰다.

북핵 문제의 작동원리에 대한 몰이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뿐인가.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주도’해 왔다고 했다. 과연 북한이 발표한 수많은 성명 중 단 하나라도 읽어 봤는지 의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삶은 소대가리’ 등 온갖 모욕적 언사로 하대하면서 주제도 모르고 끼어들지 말 것을 경고해 왔다.

우리 영토인 판문점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창밖의 남자’로 전락했고, 김정은은 ‘정상외교 자료집’을 내면서 문 대통령과 만난 사실만 쏙 빼놓기도 했다. 게다가, 남북정상 간 합의로 설립한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기까지 했다.

이렇게까지 북한에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겠다니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에 얼마나 더 큰 상처를 입히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인데도 “한반도 평화경제체제”를 운운하는 이재명 후보를 보고 있자니 잠꼬대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된다.

또 “청년미래세대의 남북교류 추진”과 “남북 경제협력 관련 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대목에선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듣기 좋은 것만 말하는 ‘아무말 대잔치 공약’이라지만 정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다.

대북 정책은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심각한 문제다. 지도자라면 깊은 고민을 거쳐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고, 때로는 국민들께 어려운 말씀도 드려야 한다.

실행계획 없는 장밋빛 청사진만 내놓는 것은 지혜로운 우리 국민들에 대한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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