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각) 미 FDA는 화이자 백신에 대해 정식 승인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각) 미 FDA는 화이자 백신에 대해 정식 승인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시각) 화이자 백신에 대해 정식 승인을 내렸다. 화이자 백신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다.

그간 FDA는 화이자, 모더나, 얀센에 대해 ‘긴급 사용’ 승인을 내렸지만, 정식 승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이자 백신을 포함해 나머지 백신들도 그간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에서 접종돼 왔다.

FDA가 정식 승인한 화이자, ‘접종 의무화’ 단초 될 듯...모더나, 얀센은 아직 긴급 사용 승인 상태

FDA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임상 실험에서 완벽히 입증했다는 의미이다. 긴급 사용 승인은 공중보건 위기가 닥쳤을 때 의약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내리는 일시적 조치로, 정식 절차보다 승인 요건이 상대적으로 엄격하지 않다. 화이자는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긴급 사용을 승인받았다.

미국 내에서 정식 승인을 받을 경우, 회사나 정부 기관 등이 피고용자에게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따라서 피고용자에게 화이자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기관 및 사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코로나19 백신이 정식 승인이 아닌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각 기관이 피고용자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게다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코로나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정식 승인을 받은 화이자는 앞으로 기간에 상관없이 사용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가 내달 20일부터 시작하려는 부스터샷(추가 접종)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FDA의 정식 승인은 만 16세 이상 성인에게만 해당하고, 12세부터 15세까지는 현행처럼 긴급 사용 상태가 유지된다.

만 16세 이상에게 상품명 ‘코머내티’로 시판...FDA 국장, “코로나 이정표 될 것”

FDA는 보도자료를 통해 “(화이자 백신은) 이제 만 16세 이상 개인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코머내티(Comirnaty, 화이자 백신의 상품명)’로 시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FDA는 또 “이 백신은 또한 12세부터 15세까지의 개인과 특정 면역이 손상된 개인에게 세 번째 용량을 투여하는 것을 포함하여 긴급 사용 허가 하에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대행은 “오늘의 이정표는 우리가 미국에서의 이 유행병의 진로를 바꾸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과 계속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FDA의 백신 규제 최고 책임자인 피터 마크 바이오로직스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NYT와 인터뷰에서 “수십만 페이지에 달하는 데이터를 엄격하게 검토해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분석했고, 그 과정에서 제조공정에 대한 면밀한 검사도 수행했다”며 “보건당국이 이 백신을 신속하게 승인했지만, 미국이 추구하는 높은 백신 기준에 충분히 부합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 승인으로 미국 내 병원, 대학, 기업 같은 여러 조직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 요구가 불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보건 당국은 화이자 백신의 전면 승인으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화이자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작용해 백신 접종률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보건당국, “미국의 학교와 기업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 될 것”

비벡 머시 미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은 22일(현지시간) CNN과 ABC 방송 등에 출연, “FDA의 전면 승인으로, 미국의 학교와 기업들에서 백신 접종이 의무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등에 보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사와 교직원들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 했다. [사진=연합뉴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 했다. [사진=연합뉴스]

FDA의 화이자 정식 승인 직후, 뉴욕시는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 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3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교사와 교장, 관리인, 행정직원을 포함해 시 교육부 소속의 모든 직원이 9월 27일까지 최소 1회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백신 접종 또는 매주 코로나19 검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던 종전보다 더 강화된 조치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전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우리는 학교를 안전하게 만들어야 하고,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사상 첫 정식 승인을 내렸다는 소식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각각 2%, 8% 넘게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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