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카불 국제공항 등지에서 두 차례 테러...미군 13명 사망
바이든 美 대통령, "당신들을 추적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긴급 연설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공식 채널 통해 범행 주장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首都) 카불에서 두 차례 연쇄 테러가 일어나 미군 13명을 포함, 70여명이 사망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사건을 실행했노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긴급 연설을 통해 IS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고 나섰다.

26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위치한 카불 국제공항 남쪽에서 두 차례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지도=구글어스)
26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위치한 카불 국제공항 남쪽에서 두 차례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지도=구글어스)

로이터통신과 미군 발표에 따르면 자살 폭탄 테러는 26일(현지시간) 카불 국제공항과 공항 인근에 위치한 호텔에서 일어났다. 당시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는 국외 도피를 희망하는 아프가니스탄 현지 주민들에 대한 미군의 검문·검색이 이뤄지고 있었다. 테러가 일어난 직후 복수의 무장 괴한이 나타나 미군 병사들과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첫 번째 테러가 일어난 장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호텔 ‘바론호텔’에서 두 번째 자살 폭탄 테러가 이어서 발생했다. 해당 호텔은 아프가니스탄을 찾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주로 묵는 곳이다. 앞서 미군은 지난 19일 해당 호텔에 묵고 있던 미국인 169명을 헬리콥터를 이용해 공항으로 탈출시킨 바 있다.

이번 테러로 미군 병사 1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負傷)했다.

사건 발생 직후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 IS는 공식 채널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IS는 이번 테러로 탈레반 전투원을 포함해 60명이 죽고 100명이 넘는 이들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를 직접 실행한 것은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支部) ‘이슬람국가 호라산’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분노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긴급 연설에서 “카불에서 우리가 얘기하고 염려해 온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이 있었다”며 “(이들은) 공항을 지키던 미군 장병의 생명을 앗아갔고, 여러 명에게 중상(重傷)을 입혔다”고 말했다.

1
고개 숙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울먹이며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을 추적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군 사령관들에게 ‘이슬람국가 호라산’의 자산(資産), 지휘부, 시설을 타격할 작전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우리는 우리가 정한 장소에서 우리가 정한 시각에 힘과 정확성을 갖고 대응할 것이고, IS 테러리스트들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보복’을 천명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