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부동산 관련 법령 위반 의혹이 있다며 지목한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5명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소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을 향해 ‘투기 캠프’의 수장이라며 맹공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태도야말로 정상인이라면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내로남불이자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거세게 제기된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대선캠프에 남은 부동산 투기의혹 의원 수는 여당이 야당의 9배...윤석열 캠프엔 1명 VS. 민주당엔 9명

첫째, 대선캠프에서 활동 중인 부동산 투기의혹 의원의 숫자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9배에 달한다. 윤 캠프와 소속 5명 의원은 발빠른 대처로 현재 4명이 캠프 직책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이로써 윤 전 총장 캠프엔 법령 위반 의혹 의원 중 1명만 남았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6월 7일 권익위로부터 12명의 의원에 대한 부동산 관련 법령 위반 의혹을 통보 받았다. 이 가운데 9명이 여권의 대선주자 캠프에 각각 몸담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를 향해 “투기 캠프”라 비난을 하던 민주당이 오히려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부동산 의혹이 있는 10명의 의원에 대해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부동산 의혹이 있는 10명의 의원에 대해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익위로부터 의혹을 지적받은 12명의 의원 중 윤 전 총장 캠프 소속 의원은 송석준ㆍ안병길ㆍ이철규ㆍ정찬민ㆍ한무경 의원이었다. 이 중 윤 전 총장 캠프의 부동산정책본부장인 송석준 의원을 제외한 4명이 모두 캠프를 떠났다.

당초 권익위가 문제삼은 12명의 의원 중 국민의힘은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등 5명에 대해서는 탈당을 요구했다.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은 제명하기로 했다. 한 의원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지만, 제명되면 무소속 신분으로 의원직을 유지한다.

나머지 6명(안병길·윤희숙·송석준·김승수·박대수·배준영 의원)은 본인의 문제가 아니거나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문제삼지 않았다.

윤 캠프에 소속돼 있던 5명 중 이철규‧ 정찬민 의원은 당 차원에서 탈당을 요구한 상태였기 때문에 윤 캠프를 떠나는 것이 서로에게 부담이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차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안병길‧ 송석준 의원 중에서도 안병길 의원은 캠프를 떠났다.

윤 캠프에 소속되어 있지 않던 나머지 7명의 의원들도 특정 대선주자 캠프에 몸담지 않고 있다. 따라서 권익위가 문제삼은 의원 중에서 송석준 의원 1명만 윤 전 총장 캠프에 남아 있다.

여당 의원 9명의 분포도는 이재명 4명, 이낙연 3명, 정세균 2명... 민주당의 적반하장, “윤석열은 투기 캠프 수장”

이에 반해 권익위로부터 부동산 위반 의혹을 지적받았던 민주당 의원 12명 가운데 여권 대선주자 캠프에는 9명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선 주자 캠프에 합류하지 않은 사람은 김한정ㆍ우상호(무혐의)ㆍ윤미향(무소속)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9명은 모두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캠프에 각각 참여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엔 공동상황실장인 문진석 의원을 비롯해 서영석(무혐의)ㆍ임종성ㆍ양이원영(무소속) 의원 등 4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양이원영 의원은 제명된 상태이기 때문에, 무소속 신분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캠프에서 ‘탄소중립위원장’이라는 직책을 꿰차고 있다.

무소속 양이원영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 자진사퇴를 밝힌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을 상대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소속 양이원영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 자진사퇴를 밝힌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을 상대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의원 캠프엔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을 비롯해 김주영ㆍ윤재갑(무혐의) 의원 등 3명, 정세균 전 총리 캠프엔 김회재ㆍ김수흥 의원 등 2명이 활동 중이다.

12명의 의원 중 9명이 유력 대선주자 캠프에서 활동하는 민주당이 송석준 의원만 남아 있는 윤 전 총장 캠프를 향해 ‘투기 캠프’라고 비난하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의, 공정 타령하던 윤석열 후보는 캠프 참여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부터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투기 캠프의 수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비난했다.

투기의혹 의원들은 언제 대선캠프에 합류했지?...여당 의원들은 권익위 발표 이후 캠프 합류 VS. 야당 의원들은 권익위 발표하자 캠프에서 탈퇴

민주당이 뻔뻔한 두 번째 이유는 ‘대선캠프 합류 시점’에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익위가 투기의혹을 지적하자 대부분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제발로 걸어나왔다. 이에 비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권익위로부터 투기의혹을 지적받은 뒤, 마치 온국민을 조롱하듯 저마다 유력 대선주자 캠프로 들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해당 의원 인선 당시 권익위의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발표 직후 당사자들의 입장 표명과 함께 자진 사퇴 등의 조치가 이뤄져 본인과 캠프 모두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즉, 윤 전 총장 캠프에 5명의 의원이 합류한 것은 권익위의 조사결과가 발표되기 전의 일이었다. 따라서 해당 의원이 어떤 의혹을 받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점이 드러난 이후 5명의 의원 중 4명은 캠프를 떠났고, 당 차원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송석준 의원만 캠프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민주당에서 유력 대선주자 캠프에 합류하고 있는 9명은 권익위의 조사 결과가 발표 된 이후 캠프에 합류했다. 따라서 1명과 9명이라는 숫자 상의 차이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차원에서도 윤 전 총장 캠프를 비난할 수 없는 민주당이 윤 캠프를 비난한다는 점에서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대선 캠프에 합류한 민주당 소속 부동산 법령 위반 의혹 의원 9명에 대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 이성수씨는 “윤석열 캠프를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국민을 격분시키는 또다른 내로남불”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캠프 합류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대부분 캠프에서 나온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문제가 드러난 이후 오히려 캠프에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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