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서울시장 오세훈TV'에서, 박원순 전 시장 시절에 도입된 사회주택을 '세금낭비'라 비판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진=서울시장 오세훈TV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서울시장 오세훈TV'에서, 박원순 전 시장 시절에 도입된 사회주택을 '세금낭비'라 비판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진=서울시장 오세훈TV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임 고(故) 박원순 시장의 적폐 청산에 연거푸 칼을 빼들었다. 불과 10여일 전 박 전 시장 시절에 진행된 태양광 사업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예고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사회주택’에 대해 법적 대응 의지를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26일 ‘서울시장 오세훈TV'에서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스~을쩍 넘어가시려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재임 중 도입된 사회주택은 '세금 낭비'라고 비판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시의 혈세를 지원받아 임대료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부실화시켜서 서민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협동조합을 손보겠다는 게 오 시장의 확고한 의지이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 “SH 대신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세금 2014억원 낭비돼”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택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기능이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업이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의문이다”면서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한 사회주택 사업이 다양한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주택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낮은 주거비(주변의 80%)와 안정적 주거기간(최장 10년)을 보장하는 주택을 말한다. SH가 토지와 금융비용 등을 지원하면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비영리법인 등 민간단체가 공급하고 운영하는 임대주택으로, 2015년 도입됐다. 주로 1인 가구가 사회주택에 해당된다. 따라서 ‘낮은 임대료’와 ‘주거 보장’이 사회주택의 존재 이유였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재임 기간 동안, 사회주택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어떤 사회주택조합은 서울시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놓고 짓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조합은 시민들의 보증금을 떼먹고 달아난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 이 대변인의 설명이었다. 따라서 이렇게 문제가 드러난 이상,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오세훈 시장의 입장이라고 이창근 대변인이 밝혔다.

사회주택 사업을 운영하던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의 방만한 경영으로 서울시민의 피 같은 세금 2014억원이 낭비됐다는 것이 이 대변인의 설명이다. 박원순 시장 재임 10년 동안 680억원이 투입된 미니태양광 사업과 비교해도, 피해 금액이 3배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다.

시세의 80%로 책정돼야 할 임대료 원칙 어긴 사회주택이 47%...심교언 건대교수 “사업자체 부실화 우려돼”

이번에 오 시장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사회주택의 경우, 주변 시세의 80%로 책정돼야 하는 임대료를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심지어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한 경우도 있었다. 최근 서울시가 점검한 결과, 사회주택의 약 47%는 임대료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낮은 임대료와 주거 보장이  사회주택의 존재 이유이다.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 동안에는 사회주택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사진=서울시장 오세훈TV 캡처]
낮은 임대료와 주거 보장이 사회주택의 존재 이유이다.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 동안에는 사회주택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사진=서울시장 오세훈TV 캡처]

또 최장 10년의 주거기간이 보장돼야 함에도 불구, 운영 중인 사회주택의 38%만 등록 관리될 뿐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는 서울시민의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실기업으로 인한 세입자 피해 발생 등 사업 자체의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일부 사업자는 사회주택을 사유화...임대료 미준수 업자가 서울시 표창 받기도

또 일부 사업자는 입주자 모집 조건에 소속 조합원 대상 특혜를 적용해 일반 시민의 입주 기회를 박탈했고, 임대료와 관리비가 아닌 월 회비를 의무화해 사회주택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회주택 사업의 본질이 훼손된 것이다.

2020년 표본조사 결과 임대료 미준수 3개 사업자가 페널티 적용 없이, 오히려 서울시 표창을 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당초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다는 목적은 전혀 달성하지 못한 채, 그 피해를 서울시민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SH가 사회주택 사업을 민간사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운영했더라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오 시장의 판단인 셈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민간사업자에게 임대주택 사업을 맡기지 않았더라면, 2014억원의 세금은 낭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오세훈 시장은 판단했다. [사진=서울시장 오세훈TV 캡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민간사업자에게 사회주택 사업을 맡기지 않았더라면, 2014억원의 세금은 낭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오세훈 시장은 판단했다. [사진=서울시장 오세훈TV 캡처]

이창근 대변인, “SH나 서울시 공무원의 결탁도 책임 물을 것”

이와 관련 이창근 대변인은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에는 SH가 사회주택을 담당했다. 그런데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 중 사회주택지원에 관한 조례가 시의원 주도로 발의되고 통과되면서 그러한 사업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SH나 서울시 공무원 중에서도 사회주택 문제와 결탁된 부분이 발견될 경우, 그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서울시장 오세훈 TV 마무리 영상은 “사회주택 사업 재고 및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전임 SH 사장과 관련 담당자들, 법적 대처를 검토하라”는 문구와 함께, 단호한 오 시장의 모습을 담았다.

한겨레 등 진보 매체들은 ‘허수아비 논법’으로 오시장 측을 공격

오세훈 시장은 이처럼 잘못된 사항을 바로잡고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여권 및 한겨레 등 소위 진보 매체들은 “오세훈이 사회주택을 없애려고 한다”고 비난을 해왔다.

이는 전형적인 ‘허수아비 논법’이다. 사회주택과 관련된 비리문제 등을 청산하고 정상화시키려는 오 시장의 진짜 입장을 의도적으로 묵살하고, “무주택 청년 등을 위한 사회주택을 폐지하려고 한다”는 허수아비를 만들어놓고 집중 공격을 퍼붓는 것이다. 그야말로 파렴치한 태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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