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과 대선 예비후보 사퇴를 선언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친의 땅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금 저 자신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 의뢰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의원직과 대선 예비후보 사퇴를 선언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친의 땅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금 저 자신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 의뢰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실질적인 당대표로 불리는 김어준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사퇴에 대해 연이틀 맹공을 퍼부었다. 지난 26일에는 ‘윤희숙 부친이 남긴 시세 차익이 30억이다’는 가짜뉴스를 생산했다.

그걸로 부족했는지 다음날에는 ‘윤희숙의 기만술’이라며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치고 나온 윤희숙 의원의 사퇴 선언에 김어준이 소방수로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0억 시세 차익’은 가짜뉴스로 판명났지만 김어준은 아니면 말고식

하지만 김어준이 말한 ‘30억 시세 차익’은 가짜뉴스로 판명나고 있다. 지난 26일 김어준은 자신이 진행하는 ‘뉴스공장’에서 "현지 부동산에 알아보니 매입 당시 시세가 대략 (평당) 25만원에서 30만원 선이었다"며 "지금 호가가 150만원 가량으로, 시세 차익이 30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스스로도 꺼림칙했는지 “실거래가는 그보다 낮겠지만, 그래도 시세 차익이 10~20억은 훌쩍 넘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 직후부터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에는 “윤희숙, 30억 시세 차익”이라는 말이 대량 유포됐다.

하지만 시세 차익 30억원은 명백히 잘못된 발언이라는 것이 국민의힘 관계자의 분석이다. 매일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 8억 2천여만 원에 매입했던 논 시세는 5년 만에 10억 원가량 오른 18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27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류밀희 기자는 서울신문의 보도를 인용했다. 류 기자는 “서울신문은 (윤 의원 부친이) 해당 땅을 8억에 샀고. 5년 동안 8억 안팎이 올랐다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전날 30억원 시세 차익이 발생했다는 가짜 뉴스를 만든 김어준은 이에 대해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윤 의원의 도덕성에 의도적으로 흠집을 내기 위해서 ‘30억 시세 차익’이라고 부풀렸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26일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윤희숙 의원의 부친 땅 시세 차익이 30억원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26일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윤희숙 의원의 부친 땅 시세 차익이 30억원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은 ‘친정 아버지’ 표현까지 시비 걸어...한국 사회의 당연한 관행을 음모론으로 엮어

27일 방송에서 김어준은 한 가지 의혹을 추가했다. 김씨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대목이 (하나 더) 있다. 윤희숙 의원이 ‘독립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넘은 친정 아버지를 엮었다’ 이렇게 기자회견을 했다. 정치인 개인사는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닌데, 공식석상에서 해명을 이렇게 하니까. 짚어야겠다”며 ‘친정 아버지’라고 호명한 부분에 대해 문제삼았다.

윤 의원 본인이 스스로 밝히기를 25년 전에 이혼해서 싱글이라고 한다. 그런데 ‘친정 아버지. 독립가계’ 이런 표현을 들으면, 상식적으로 결혼해서 따로 살림이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김어준은 “그럴 경우 친정과 돈 문제가 상당히 분리된다. 그런 인상을 주려고 일부러 이런 표현을 쓴 게 아닌가?”라며 “친정은 시댁이 있을 때 쓰는 표현이다. 싱글인 사람이 누가 자신의 아버지를 친정 아버님이라고 하는가? 그런 의미에서 매우 계산된, 기만적인 표현이다. 납득이 안 간다”고 주장했다. 시댁이 없는 이혼 여성이 ‘친정’이라는 말을 한 것자체가 부자연스럽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친정’이라는 표현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결혼한 여자의 부모 형제 등이 살고 있는 집’이라고 되어 있다. 윤 의원은 25년 전에 결혼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혼을 했어도, ‘친정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 관행이라는 지적이다. 김씨가 관행적 표현까지도 음모론으로 엮어내고 있는 형국이다.

김어준씨는 지난 27일에도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서 윤희숙 의원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친정 아버지’라는 표현을 쓴 것은 기만적이다”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씨는 지난 27일에도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서 윤희숙 의원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친정 아버지’라는 표현은 기만적이다”라는 발언으로 음모론을 제기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윤희숙, 김어준을 ‘우리 정치의 가장 암적인 존재’로 규정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 회견에서 ‘30억 시세 차익과 자신의 이혼경력’을 거론한 김어준에 대해 “우리 정치의 가장 암적인 존재”라고 반격했다.

윤 의원은 김어준을 향해 “당신은 무슨 근거로 무려 (부친의 땅 값이) 6배나 올랐다며 30억 시세 차익이란 말로 여론을 조작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페라가모에 이어 이번엔 30억원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16년전 페라가모 구두 차림으로 생태탕집에 갔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을 소환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 김어준이라는 인물은 우리 정치의 가장 암적인 존재”라며 “이런 행태가 계속 용인돼서는 우리 정치의 내일은 없다”고 했다. “김어준 당신, 공적인 공간에서 이제 사라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자신이 ‘친정 아버님’이란 표현을 쓴 것을 김씨가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윤 의원은 “저는 이혼 후 너무나 죄송해서 부모님 품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며 “혼자 살며 공부와 일에만 매진했다”고 밝혔다.

부친의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저희 아버님에게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있으며, 투기의혹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도 않고, 변명하지도 않겠다”며 “아버님은 성실히 조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적법한 책임을 지실 것이며, 저는 어떤 법적 처분이 있든 그 옆을 지키겠다”고 했다.

윤희숙, “김어준은 내부 정보 이용한 투기라는 범죄 혐의 씌우면서 근거 제시는 안해”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종시 인근의 산단 구성과 관련한 내부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세종 스마트 국가 산단의 경우 LH가 구상부터 입지 선정, 개발 및 기본 계획을 마련하는데 통상 3년에서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개발정보가 관련 국민들에게 공유되곤 한다는 것이 윤 의원의 주장이었다. 따라서 자신이 KDI에서 개정복지정책 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친에게 개발정보를 줬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투기라는 심각한 범죄를 타인에게 씌울 때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상식조차 버렸다”는 말로 의혹을 제기한 여당 의원들과 김어준을 싸잡아 비판했다. ‘평생 공작정치나 일삼으며 입으로만 개혁을 부르짖는 정치 모리배들’이라고 여당 의원에 대해 집중 포화를 퍼붓는 윤 의원의 기자 회견에 민주당 의원들의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의원은 이어 “어처구니 없는 의혹은 원래 해명이 불가능하다. 어떤 근거도 없기 때문에 반증이 불가능하다”며 자신을 공수처에 수사 의뢰했다. 안 되면 합수본에 다시 의뢰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부친의 농지 매매가 있었던 2016년 당시 자신의 통장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앞으로도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 있으면 무엇이든 제출하겠다”는 말로 모든 의혹을 일축했다.

정치평론가 김성수씨는 “현재 여권이 추진하는 언론재갈법(언론중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렇게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김어준씨가 제1호 타깃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무리하게 여권이 밀어붙이는 언론개혁법이 ‘부메랑’이 되어 김어준씨를 공격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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