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로 600만회분의 모더나 백신이 들어와야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날짜별 물량이 확정되지 않아, 다시금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 내로 600만회분의 모더나 백신이 들어와야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날짜별 물량이 확정되지 않아, 다시금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모더나 백신 수급의 불안감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모더나 백신 600만 회분이 더 들어와야 하는데, 정부는 아직도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 브리핑에서 모더나 물량 공급에 대해 “주차별 물량까지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데, (세부 사항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금주 안에 약속된 모더나 600만회분 들어올까?

600만회분에 대한 구체적인 날짜별 물량이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도 “8월 중에 들어온 모더나가 약 231만회분인데, 이번 주 안으로 600만회분이 제대로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했다.

모더나는 이달 초 ‘8월 물량(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로 공급하겠다’고 정부에 통보한 바 있다. 정부는 모더나 본사에 대표단을 보내 항의했고, “9월 5일까지 701만 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추석 이후 접종 예약자의 일정을 앞당기기까지 했다.

그런데 정부의 발표 이후, 지난 23일에 101만 회분이 들어왔을 뿐 그 이후 추가 도입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대표단을 보내기 전 모더나 측이 밝혔던 ‘8월 물량의 절반 이하’와 비교해도 크게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주일 만에 600만회분이 들어올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모더나 백신 수급에 또 문제가 발생하면, 18∼49세의 접종 계획에 차질은 불가피해진다. 정부는 추석 전에 1차 접종률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30일 0시 기준 1차 접종률은 55.8%, 접종 완료율은 28.5%에 그치고 있다.

일본에서 모더나 이물질로 사망사건 발생...160만회 접종보류 조치

게다가 모더나 600만회분이 제대로 들어온다고 해도 걱정은 남아 있다. 최근 일본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모더나와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한 30대 남성 2명이 접종 며칠 만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직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더나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6일 일본 후생성이 모더나 백신 일부에서 이물질을 확인하고 약 160만회분에 대해 사용을 중단한 이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문제가 된 백신은 3개로, 제조번호가 각각 △3004667 △3004734 △3004956이다. 해당 백신 160만 회분은 이미 일본 전역 863개 접종장에 배분된 상태로, 일부 인원에게 접종됐다.

이달 16일부터 도쿄, 사이타마, 이바라키, 아이치, 기후 등 광역단체가 운영하는 접종장과 기업 접종장에서 모더나 백신에 이물질이 들어 있다는 총 39건의 보고가 올라왔다. 해당 백신은 모더나 스페인 공장에서 같은 시기, 같은 제조라인에서 만들어졌으며 일본에만 납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더나 측에서는 이 이물질이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으나, 현재 일본 내에서는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163만회분의 접종을 보류한 상태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소재하고 있는 모더나 본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소재하고 있는 모더나 본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후생성 “주사기 바늘 비스듬하게 꽂아 생긴 사고” 분석

문제는 이 이물질에 대해 일본 후생성과 일본 언론이 전혀 다른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30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물질은 마개 부스러기로, 주사기 바늘을 잘못 찔러 생긴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백신 용액을 주사기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주사기를 비스듬하게 꽂는 경우, 이렇게 고무마개 재질 일부가 떨어져나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무마개가 멸균 재질이고 근육에 주사할 경우 부스러기가 혈관을 막을 우려가 없다”며 “백신 품질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후생성의 설명이다. 또 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사 바늘을 수직 방향으로 찌르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황당한 주의사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오키나와현 나하시에 설치된 광역접종센터에서 지난 28일 사용할 예정이던 모더나 백신에서 이물질이 연이어 확인됐다. 이물질은 검은색으로, 백신이 들어 있던 작은 병 1개와 백신을 충전한 주사기 2개에서 발견됐다.

NHK방송과 유럽의약품청은 모더나 백신의 ‘이물질 오염’ 가능성 판단

일본 후생성의 발표와 달리, NHK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정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신에서 발견된 이물질이 자석에 반응했다"며 "당국은 해당 이물질이 금속 입자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부 측의 관계자는 이 이물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으며, 오염된 백신이 얼마나 접종되었는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지난 27일(현지시간) 모더나 백신에 이물질이 혼입된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MA 측은 성명을 통해 "판매 승인을 받은 기관에 유럽연합(EU) 내 공급된 물량에 영향이 있는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인 조사의 세부 사항에 관한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 유통 중 이물질이 발견된 모더나 백신과 같은 제조번호의 제품이 국내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는 물론 모더나도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모더나는 지난 7월 말에도 ‘생산차질 문제’로 백신 공급 일정을 늦추겠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해온 바 있다. 당시 모더나 백신 원액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현지 제조소의 문제로 알려졌다. 정부는 7월 도입물량을 8월에 받기로 했고, 8월 물량은 제조소가 달라 계획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번 일본에서 발생한 이물질 문제와 7월말에 발생한 ‘제조소의 문제’가 같은 내용인지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더욱 불안감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모더나 측에서도 속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모더나 2차 접종을 완료한 30대 남성 2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모더나 측은 “현재로서는 사망자들의 사망 원인이 모더나 코로나 백신 때문이라는 증거가 없다”며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식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의례적인 해명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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