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나토의 20년 아프가니스탄 점령이 오늘 밤 끝났다"

미국이 31일부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했다. 카불 밤하늘에 축포를 쏜 탈레반은 아프간의 '완전한 독립' 선언과 함께 아프간 전역 통제에 들어갔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날 "미군이 카불 공항을 떠났으며 우리나라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다른 탈레반 대변인 모하마드 나임도 스푸트니크 통신에 "아프가니스탄 전체 영토가 탈레반 통제에 있다"며 "마지막 외국군이 아프간을 떠났고 이제 우리나라는 자유와 독립을 얻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탈레반 대원들이 어둠 속에서 마지막 미군기가 공항을 이륙해 떠나가는 것을 보며 승리를 자축하고 축포를 쏘아올렸다고 전했다. 한 탈레반 대원은 "이 행복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20년간 우리의 희생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탈레반 간부 아나스 하나키는 트위터로 "우리는 다시 역사를 만들었다"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20년 아프가니스탄 점령이 오늘 밤 끝났다"고 선언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카불 공항이 미군 통제에서 탈레반 통제로 넘어갔다면서 이제 아프간을 떠나려는 사람들의 대피는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카불 공항 등이 거의 유일한 항로 탈출구 역할을 해 왔는데 더는 이용이 어려워진 것이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카불 공항에 항공교통 관제 서비스가 없다고 알렸다. 미국 민간 항공기의 아프간 상공 운항은 전면 금지됐다.

일단 탈레반은 국제선·국내선 등 공항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임 대변인은 스푸트니크 통신에 "공항 운항 재개가 우리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면서 "우리 목표 중 하나는 국내 전역뿐만 아니라 바깥 세계와의 소통과 운항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아프간의 전쟁은 이슬람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지난 2001년 9·11 테러에서 시작됐다. 알카에다 소탕과 탈레반 축출, 그리고 그 이후 아프간에 자유민주정 이식까지 시도됐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들은 미국이 미군 철수와 민간인 대피 완료를 선언함에 따라 20년 만에 공식 종료됐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