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의전을 ‘기자 갑질’로 둔갑시킨 김어준, 기자 탓하며 법무차관 감싸
황제 의전을 ‘기자 갑질’로 둔갑시킨 김어준, 기자 탓하며 법무차관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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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씨는 “강 차관은 직원이 무릎을 꿇은 것조차 몰랐다”고 했지만, 방송 화면에서는 강 차관이 고개를 돌려 무릎 꿇은 직원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사진=YTN 방송 캡처]
김어준씨는 “강 차관은 직원이 무릎을 꿇은 것조차 몰랐다”고 했지만, 방송 화면에서는 강 차관이 고개를 돌려 무릎 꿇은 직원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사진=YTN 방송 캡처]

지난 27일 아프가니스탄인 특별기여자들이 충북 진천의 인재개발원에 입소하는 과정에서 강성국 법무부차관의 ‘황제 의전’이 논란이 됐다. 빗 속에서 브리핑하는 강 차관의 뒤에서 법무부 직원이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혀 주는 장면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내용이 보도된 직후, “조선시대냐?” “공산국가냐?”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박범계 법무장관은 ‘황제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30일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를 꾀하는 차였고 부족함이 드러났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를) 꾀하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어준, “강 차관은 직원이 무릎 꿇은 것 몰라”... 강 차관은 뒤돌아본 다음 머리 매만져

그런데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31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뉴스공장’ 프로그램에서 ‘황제 의전’의 전모를 밝히면서, 기자들 탓으로 돌렸다. 기자들이 자신들의 방송을 위해서 법무부 직원을 무릎 꿇린 ‘기자 갑질’이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더욱이 김씨는 “강 차관은 직원이 무릎 꿇은 것조차 몰랐다”는 가짜 뉴스를 생산했다. 관련 방송 화면에는 강 차관이 뒤돌아서서 무릎 꿇고 있는 직원을 쳐다보는 장면이 나온다. 다시 앞으로 몸을 돌린 강 차관이 머리까지 매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직원이 빗 속에서 무릎 꿇고 있는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였다.

강성국 차관은 고개를 돌려 법무부 직원을 확인한 뒤,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려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 역시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직원의 자세를 바꿔주고 있다. [사진=YTN 방송 캡처]
강성국 차관은 고개를 돌려 법무부 직원을 확인한 뒤,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려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 역시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직원의 자세를 바꿔주고 있다. [사진=YTN 방송 캡처]

게다가 직원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상태에서 그 직원의 자세를 바꿔주는 법무부 관계자의 모습도 화면에 등장한다. 강 차관이나 법무부 관계자 모두 무릎 꿇고 있는 직원의 인권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태도였다.

그런데도 김어준씨는 “강 차관은 (직원이) 뒤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지, 서 있는지 알지도 못한다. 보이지도 않으니까. 화면을 앞으로 보고 있으니까”라고 주장했다. 강 차관의 태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태연하게 한 것이다.

김어준, “기자들이 직원에게 뒤로 가라고 요구해서 무릎 꿇게 만들어”

김씨가 밝힌 전후 사정에 따르면, ‘애초 실내에서 하려던 브리핑이, 기자단의 수가 50명을 넘기자 실외로 장소가 변경됐다’는 것이다. 마침 쏟아지던 비에 우산을 들고 있던 강차관이 우산을 든 채 다른 한 손으로 몇 장에 걸쳐 문건을 넘기며 브리핑을 하기가 어렵자, 옆에 있던 법무부 직원에게 우산을 넘겼다고 한다.

바로 거기서 기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우산을 든 직원이 강 차관 바로 옆에서 카메라에 잡히는 게 거슬린 기자들이 그 직원에게 뒤로 가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강 차관 뒤에서 우산을 들고 있던 직원의 손이 카메라에 잡히자 이번에는 앉으라고 기자들이 요구를 했다. 우산을 들고 쭈그리고 앉게 된 직원은 브리핑이 계속되자, 불안정한 자세 때문에 무릎을 꿇게 되었다”는 것이 실제 전말이라고 김씨가 설명했다. 전체가 영상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씨는 “그 직원이 옆에 서 있건, 우산을 잡은 손이 화면에 잡히건 그냥 진행했으면 문제없었을 일이다. 자신들 화면을 위해서 그 직원더러 뒤로 가라고, 앉으라고 요구해서 무릎을 꿇게 만든 건 기자들이다”고 주장했다. 고위 공무원이 자신의 부하를 함부로 다룬 황제 의전이 아니라, 기자들이 화면을 위해서 공무원을 무릎 꿇게 만든 ‘기자 갑질’이라는 것이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31일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서 “지난 27일 발생한 강성국 법무차관의 황제 의전의 실상은 ‘기자 갑질’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는 31일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서 “지난 27일 발생한 강성국 법무차관의 황제 의전의 실상은 ‘기자 갑질’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의 황당한 논리, “기자들 중 누구도 직원을 일으켜 세우지 않아” 비난

취재 현장에서 좋은 사진을 얻으려는 경쟁은 원래 치열하게 마련이다. 기자들은 취재 대상을 향해서 이런저런 포즈를 요구하며 소리를 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김씨는 이 경우 공무원은 을이 되기 때문에 그런 요구를 대부분 다 들어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황제 의전 논란도 그런 맥락에서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김씨는 기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직원이 무릎을 꿇는) 그 장면을 보고 기자들이 (직원을) 일으켜 세웠으면 된다. 누구 하나 일으켜 세운 사람이 없다. 브리핑 끝날 때까지 화면만 찍는 거다”고 도리어 기자들을 비난했다.

김씨는 기자들을 향한 요구를 덧붙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화면을 위해서 말단 공무원이 비오는데 무릎 꿇게 하지 말자’ 이렇게 자기들끼리 결의를 해야지”라며 “이번에는 우리가 너무 했다고 기자들이 기자수첩을 쓸 일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스공장에서만 이 얘기를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며, 기자들을 비판하지 않는 다른 언론까지 겨냥했다.

법무부 차관의 ‘황제 의전’ 논란을 언론사 보도 관행 문제로 변질시키려는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부겸 총리 등은 사과했지만 김어준 등 ‘강성 대깨문’은 기자 탓하는 ‘기형적 풍경’ 연출

하지만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30일 “그 과정이야 어떻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고위 공직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히 경고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장·차관 직무가이드’ 등 관련 매뉴얼을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나가겠다”고 했다.

또한 총리실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김 총리가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공직자들의 소극적인 복지부동도 문제지만, 필요 이상의 의전 등 과잉 행위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며, 그간 관행화된 의전 등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되짚어보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와 박 법무장관 등은 상식 선에서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지만, 김어준 등을 포함한 강성 대깨문들은 오히려 언론사와 기자들을 탓하는 기형적 풍경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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