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권 정통성 부여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친일파 후손들이 득세한 불공정한 사회로 매도
문정권, 반일을 국내정치에 이용하면서 북한과의 연대 추구

김석우 객원 칼럼니스트
김석우 객원 칼럼니스트

광복회장이 역사 편 가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의 이름은 일본식 ‘원웅(元雄)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인 1944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부모가 독립운동을 한 공적을 근거로 광복회장이 되었다.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 필부필부라면 세태에 따른 것이라고 하면 되지만, 광복회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독립운동가 자손인데도 일본식 이름을 쓰는 연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이번 8월 15일 광복절 행사에서 김원웅은 이틀 전에 녹화한 기념사를 영상으로 공개하였다. 녹화 현장에는 청와대의 탁현민도 참석했다고 한다. 이승만의 내각이 친일파 일색이었다고 왜곡 매도하는가 하면, 백선엽을 친일파라고 거듭 비난하였다. 요지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득세한 불공정한 사회였고, 이를 촛불 혁명으로 뒤집은 현 정권에 정통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갈라치려는 시도다.

김원웅 부모의 호적 기록의 혼선이나 창씨개명 사실, 그리고 독립운동 공훈 내용의 논란에 대하여 보훈처는 별문제가 없다고 정리했지만, 언론들은 많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김원웅은 정의를 대변하는 애국지사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극렬하게 친일 청산을 부르짖고 있다. 자신이 유신 때 공화당에서, 그리고 신군부 때에는 민정당에서 일한 것은 생계 때문이었다고 설명하지만, 뭔가 개운치 않다. 이러한 사연과 언행이 광복회장으로서의 사회적 무게, 나아가서는 품격까지 훼손한다.

김원웅의 이번 언행을 우발적인 사건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문재인 정권의 집요한 반일 캠페인의 연장선에서 보아야 맞다. 국민을 친일과 반일로 나누어 친일은 과거의 기득권 세력이고, 반일은 독립운동 후예로서 자신들이 대변한다고 갈라치기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반일 애국 세력이라고 떵떵거리던 인사들의 선조들이 일본 헌병 오장이나 만주의 밀정이었음이 드러나서 웃음거리가 된 경우가 수두룩하였다. 그러나 선거에서는 크게 득을 보았다. 식민지 시기의 어두운 기억이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있고, 게다가 득을 보려는 세력이 반일 감정을 일부러 조장하는 시도를 해왔기 때문이리라.

어느 누가 나라를 빼앗겨 식민 통치를 받은 쓰라린 기억을 잊을 수가 있는가? 지금도 생생하다. 해방 후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최초 내각을 독립운동가들로 구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 교육에서 반일을 반공과 함께 국시로 삼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30배나 덩치가 컸던 일본을 하찮게 여기는 습관이 생겼다. 일본의 무서운 전후 부흥을 두렵게 보던 국제사회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5.16을 일으킨 박정희는 국가 예산의 절반을 미국원조로 메우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 한일 국교정상화를 결단하였다.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플러스 알파의 일본 경협자금과 일본 기술을 받아들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지금 한국은 1인당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일본과 대등한 수준으로 커졌다. 이게 반일을 넘어선 극일(克日)이다.

한국 청년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취업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지금 백만 명 이상 들어와 있다. 그들 국가보다 10배가 넘는 고임금의 한국이야말로 파라다이스와 다름없다. 비자를 얻으려는 노력은 처절할 정도다. 심지어 부정한 비자 발급을 알선하는 악덕 브로커들이 국내 정치세력과 손을 잡을 정도다.

한국 사회를 친일파가 득세하는 지옥 같은 나라라고 비하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숨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북한 정권의 ‘우리민족끼리’ 구호에 장단을 맞추는 징후가 농후하다. 2천4백만의 주민의 기본적 자유와 인권을 유린하고 강제수용소에 감금하면서 수백만 명을 굶겨 죽이는 정권을 어떻게 같은 민족이라고 손을 덥석 잡으려 하는가? 그들의 ‘우리민족끼리’라는 주술에 말려드는 건 바보가 아니면, 적색분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우리민족끼리’ 장단에 맞추어 앞장서서 길거리 춤을 추던 인물이 바로 윤미향이다. 그 남편이 남민전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김삼석이라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본군 군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김학순이 1991년 8월 14일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한 이후 위안부의 강제 동원 사실을 일본의 총리들도 인정하였다. 일본 측의 피해보상이 만족스럽지 않다고는 하지만, 노태우와 김영삼은 금전적인 문제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나감으로써 도덕적 우월성을 확보하였다. 언젠가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을 내세워 앵벌이 하려는 행태가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의 수요집회를 통해 이어졌다. 일본의 역사 인식 과오나 진실 은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지적하고 반성을 촉구해야 하지만, 문제를 억지로 뒤트는 것은 앵벌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문 정권은 반일·친일 이분법적 갈라치기 구도에 맞추어 국내 정치에 이용할 필요가 생기면, 사소한 반일 소재를 불러내서 사회의 이목이 쏠리게 하였다. 평지에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잡이 역할이 필요하였고, 그것이 바로 윤미향의 몫이었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재주넘는 곰에 불과하였다.

그러한 윤미향의 역할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였기에 사회적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서도 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만들고, 개선장군처럼 등원하는 날 여당 간부들이 줄을 서서 인도하였다. 부동산 등 각종 비리 때문에 직을 그만두어야 할 사정인데도 불구하고 제명이라는 조치로 국회의원직을 유지 시켰다. 윤미향이 스스로 물러날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그의 개인사가 말해 준다.

한술 더 떠서 윤미향, 인재근 등 여당 의원 10명이 위안부 비판을 금지하는 위안부 왜곡 처벌법안을 발의했다가 비판 여론과 부딪치자 철회하였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대한 명예훼손에 더하여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같은 몰염치한 단체에 대해서도 비판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물리려던 것이었다. 정말 누운 소도 박장대소할 일이다.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도 ‘정의연 보호법’, ‘윤미향 보호법’이라고 지적하였다.

이 모든 사태의 근원은 반일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문 정권의 기본책략에서 나오는 역작용이다. 한일 양국의 청소년들은 빈번한 상호 방문을 통해 상대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그 위에서 우의를 쌓아가고 있는데 정치 권력은 이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그 정치 권력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함께하는 미국, 일본과의 협력 대신에 민족을 앞세우는 북한과의 연대를 촉진하려는 속셈을 품고 있다. 중국 앞에서는 스스로 작아져서 해야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국가보다는 정권의 이익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5천 년 역사에서 모처럼 이루어낸 영광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요컨대 문 정권이 반일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에 맞추어 망나니 같은 비정상적인 인물들이 반일 운동의 선두에 나섰다. 그 결과 일본은 물론 제3자가 보더라도 웃음거리를 만들었다. 가해자로서의 일본의 죄책감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자아내었다.

그동안 한국이 가졌던 건 도덕적 우월성이다. 그러나 흠결투성이의 김원웅이나 윤미향 같은 인물이 앵벌이나 국내정치적 이득을 목적으로 앞장섬으로써, 가해자였던 일본에 도덕적 우월성을 넘겨줘 버리는 결과를 만들었다. 반일을 주창하는 자가 친일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희극이 아니고 무엇인가?

김석우 객원칼럼니스트(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전 통일원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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