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개입 여부가 논란이 되고있는 가운데 이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국민의힘 분위기를 지배해온 ‘묻지마 윤석열식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과 극한 갈등을 빚고 지난 3월4일 검찰총장직을 던진 이래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이같은 ‘윤석열 신드롬’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및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맞서 싸운 투사로 부각된데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다수 국민들의 열망에 따른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제3지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였던 윤 전총장이 지난 7월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자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윤석열 캠프에 가담하면서 ‘묻지마 윤석열 현상’이 나타났다.

윤석열 캠프가 국민의힘에서 마치 블랙홀처럼 의원들을 흡수한 것은 민주당의 경우 현역 의원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뿐 아니라 이낙연 정세균 캠프에도 다수 가담하고 있는 상황과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양상은 윤석열 캠프 주요 인사들의 잇달은 발언파동과 함께 이준석 대표 등 당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최근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윤석열 후보가 큰 위기를 맞고 휘청거리는 것 또한 이와같은 ‘묻지마 윤석열 현상’으로 국민의힘과 윤석열 캠프가 대외적인 투쟁력 보다 내부의 권력투쟁이 심해진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7일 국민의힘 내부의 윤석열 쏠림현상이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 있었다.

최근 윤석열 후보를 바짝 추격중인 홍준표 후보는 이날 전국 순회 일정으로 경기도를 찾았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에 이어 수원시 영화동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도당에 나온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은 김성원 도당 위원장외에 단 한명도 없었다. 경기도 전체 59명의 당협위원장 중에서도 홍준표 후보를 맞은 사람은 10명이 채 안됐다.

최근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대선판 구도를 흔들어 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가파르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응답률은 3.1%,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에서 홍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 46.4%의 지지율로 이 지사(37.3%)를 오차범위(8.7%포인트차) 밖으로 앞질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선 후보 적합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홍 의원은 13.6%를 기록하며 여야 후보 중 3위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이지만 홍 의원이 이 기관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1.7%)보다 앞선 것은 처음이다.

알앤써치가 경기신문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7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에서 홍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32.5%로 1위를 차지했다. 윤 전 총장은 29.1%로 오차범위 내 2위였다.

이렇게 볼 때, 과거 ‘3김시대’ 내지 ‘친이친박 시대’의 대세론 내지 줄서기 문화가 여전히 국민의힘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이와관련, 이성용 경기도당 대변인은 “홍준표 후보는 당 대표에 지난번 대선때 후보까지 역임했던 우리 당의 터주대감이고 최근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7일 경기도당 방문에 다수의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뜻밖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면서 “민주당원이나 친문세력에 비해 우리 당원들이 꾸준하지 않고 염량세태(炎涼世態)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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