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왜 윤석열 아닌 ‘꼰대’ 홍준표를 지지하나
20대는 왜 윤석열 아닌 ‘꼰대’ 홍준표를 지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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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여론조사에서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차기 대통령은 ‘홍준표’로 나타나
“홍준표의 직설 화법은 ‘사이다’, 그의 공약은 ‘공정’하게 느껴져”
디시 인사이드에서 다수의 추천을 받은 홍준표 의원 관련 게시물 화면 캡처
디시 인사이드에서 다수의 추천을 받은 홍준표 의원 관련 게시물 화면 캡처

내년 대선과 관련해 최근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20대가 무려 62.3%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20대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지목한 인물이 다소 의외(?)였다.

본지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6일과 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내년 대선에서 투표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정권교체”였다(응답자의 47.5%가 이같이 답변했다). “정권연장”이 가장 중요한 투표 기준이라는 응답은 30.1%에 불과했다.

내로남불의 무능한 문재인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열망은 20대에서 가장 뜨거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60대보다도 “정권교체” 열망이 10.8%p나 높게 나타났다. 한 마디로 20대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글부글 끓는” 청년들이 차기 대통령감으로 지목한 인물이 바로 홍준표 의원이었다.

20대가 홍준표를 지지하는 현상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본지가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은 20대에서 무려 34.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윤석열 지지율은 15.3%, 이재명은 10.5%). 30대에선 이낙연과 이재명이 엇비슷한 지지율을 보였고(이낙연 22.4%, 이재명 20.4%), 40대는 단연코 이재명이었다(이재명 40.2%, 윤석열 20.3%). 50대에서는 윤석열이 이재명을 소폭 앞질렀다(윤석열 34.4%, 이재명 29.3%). 60대에서는 윤석열이 우세했다(윤석열 36.2%, 이재명 26.5%). 전 연령층 가운데 홍준표를 지지하는 연령층은 20대가 유일했다.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6~7일 이틀 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차기 대선 후보는 홍준표로 나타났다(지지율 29.2%).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홍준표 지지율을 19.4%로 나타났다. 다만 이 조사에서는 20대에서 “지지 후보 없다”는 응답이 무려 33.8%에 달했다.

그런데 20대는 왜 홍준표 의원을 차기 대통령감으로 선호하는 것일까?

홍 의원은 ‘꼰대’ 이미지가 강하다. ‘꼰대’는 권위적이며 고루하고 자기중심적이며 구태의연한 기성세대, 그 중에서도 나이든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홍 의원도 자신이 ‘꼰대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 25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거침없는 이미지가 시원하기도 하지만 꼰대스러운 것 아니냐는 오해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들이 싫어하니까 싫어하는 건 안 하도록 하겠다”며 “바꾸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꼰대’ 이미지가 강한 홍 의원을 유권자 중 가장 젊은 20대가 가장 선호한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대들 사이에서 공론장 역할을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중 최대 규모인 ‘디시인사이드 야갤(국내야구 갤러리)’에는 10일 현재 홍 의원과 관련된 글들이 다수 눈에 띈다. “홍카콜라 오늘 면접 레전드 모음” “오늘 준표형 국민의힘 면접” “홍카 ‘국민연금 절대 건드리지 못하게 하겠다’” “홍준표 수술실 CCTV 설치 반대함” 등의 글들이 많은 추천을 받아 “개념글”에 등재됐다. 이곳에서 홍준표는 ‘쿨하고, 개념있으며, 할 말은 하는, 상남자’로 이미지화되고 있다.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라는 표현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한양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모 군(26세)은 20대의 시각에서 홍 의원의 직설적인 화법은 ‘사이다’로, 그의 공약은 ‘공정’하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정 군은 “20대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공정’”이라며 “예를 들어 입시의 경우, 20대는 수시제도가 문제가 많다고 느끼고 있고, 차라리 수능성적으로 대학입학을 결정짓는 정시제도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데, 문재인 정권 들어 오히려 수시비중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19년에는 조국 전 장관 딸의 입시비리도 터졌다. 20대가 문재인 정권 초기에 걸었던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정책을 비교해보면 홍준표는 ‘정시입시, 고시부활, 의전원 및 로스쿨 폐지’ 등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이지만, 윤석열은 ‘유년부터 노년까지 책임지는 교육’으로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20대에 가장 중요한 문제인 취업문제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권은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지원 일자리만을 늘리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졸업 후 경제활동하면서 국가에 기여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데, 나라가 하는 일이라고는 세금으로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뿐이라 황당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의 일자리 정책이 “역차별로 느껴진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민노총이 장악한 강성귀족 노조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정 군은 “20대는 마땅한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취업도 너무 힘든 상황인데 귀족노조를 보면 구직자 입장에서 화가 많이 난다”며 “2017년 인국공 사태 등 평범한 대학생이 공사에 입사하려면 엄청난 경쟁률 때문에 서류 통과 자체가 불가능한데 계약직들은 강성귀족 노조 덕분에 정규직으로 쉽게 전화되는 상황이 불공정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정 군은 “홍준표 의원은 ‘전교조와 강성귀족 노조의 횡포를 막겠다’는 구체적인 노동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며 “홍 의원은 20대가 원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고, 가식 없고 직설적인 그의 성격으로 볼 때 자신의 정책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20대가 홍준표 의원에게 쏠리는 현상에 대해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같은 20대라 하더라도 20대 남성과 여성은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사상적으로 전혀 다르다”며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정치적 측면에서 가장 우파는 60대이며, 이 60대와 생각이 가장 가까운 세대는 20대 남성이다. 이런 점들이 작용해서 20대 남성들이 홍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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