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 전문가들, 문대통령에 직격탄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구출해야”
미 인권 전문가들, 문대통령에 직격탄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구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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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갇힌 자국민들의 생사도 묻지 않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논하는 것은 모순”
“문재인은 북한과의 매우 취약한 관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한국인 억류 문제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아”
“아프가니스탄인들을 한국으로 이송하면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들을 방치하는 것은 ‘용납 못할 상황’”
사진=VOA
사진=VOA

워싱턴 정가에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들에 대한 문제에 침묵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인 조력자들을 한국으로 이송시킨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들을 구출하는 일에 똑같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VOA에 “북한에 한국인이 억류돼 있는 한 평화 선언이나 화해를 말할 순 없다”며 “북한에 갇힌 자국민들의 생사도 묻지 않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논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을 인질로 잡고 있는 국가와 외교관계, 인도주의적 지원 등 화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그런 지도자는 무거운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대표는 “침묵은 곧 죽음을 뜻한다”며 “한국정부가 북한과 어떤 양자 대화에서도 그들의 이름을 계속 거론하면서 석방을 요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강조했다. 억류 한국인들의 석방을 바로 이끌어내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의 이름을 계속해서 거론하고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켜 그들이 잊히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엿새 만에 사망한 오토 웜비어를 기억하는 미국의 인권전문가들은 과거에 억류됐던 미국인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구금된 채 생사 확인도 되지 않는 한국인들이 웜비어와 같은 비극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VOA는 지적했다.

또한 VOA는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우며 남북한의 동질성을 강조하는 북한이 정작 ‘철천지원수’라는 미국인들은 모두 석방하면서 한국인들은 10년 가까이 구금하며 영사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극도의 모순이자 비인도적 처사”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의 이런 ‘차별대우’에 대해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과 한국인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북한에서 억류되는 미국인은 대부분 관광객인데 반해 한국인은 기독교를 전파하려는 종교인들이거나 탈북을 도우려는 사람들이어서 문제가 좀 더 복잡하다”면서도 “북한은 혐의 사실과 관계없이 인질을 붙잡아두고 이들을 다른 나라들로부터 이익을 얻기 위해 물물교환하듯이 이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를 진전시키기를 열망하면서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가 구축하려는 북한과의 매우 취약한 관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한국인 억류 문제에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몇 명 안 되는 한국인들의 억류 문제가 전반적인 관계 개선 노력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2010년 이후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공식 확인된 한국인은 선교사 3명과 탈북민 3명 등 총 6밍이다. 특히 지난 2013년 10월 8일 밀입국 혐의로 체포된 김정은 선교사는 8년째 억류 중이다. 북한은 김 선교사가 국정원과 내통했다며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을 적용해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2014년 10월에 체포된 김국기 선교사와 같은 해 12월에 체포된 최춘길 선교사도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돼 있다.

VOA는 “2013년 이후 북한에 억류된 6명의 한국인 외에 한국전쟁 때와 전후 납북 피해자가 10만 명이상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추가 억류 위험이 따르는 개별관광을 추진하고 조건 없는 지원을 제안하며 섣불리 ‘평화’를 모색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국가는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한국정부는 정당이나 이념과 관계없이, 어떤 종류의 경제적 관여나 거래, 인도적 목적 외의 지원에 앞서 자국민의 석방을 협상 불가의 조건으로 내세웠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지난달 말에 이뤄진 한국정부의 아프가니스탄인 이송 작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난민 구출을 위해 보여준 결단과 노력을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석방에도 발휘해 달라고 호소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VOA에 “한국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협력자들과 가족들을 한국으로 이송한 데 대해 축하와 큰 찬사를 보낸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은 “용납 못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카드’에 모든 것을 걸었고 일이 잘 풀리지 않자 한국정부와 고위 관리들은 그들이 저지를 근본적인 전략적 실수로 인해 마비돼 있다”며 “한국정부는 모든 지렛대를 포기했고 김정은 정권의 손아귀에 운명을 맡겼다”고 했다.

숄티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자국민에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북한정권에 완전히 유화적 입장이고 그들과 교류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자국민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는 사실을 한국민에게 상기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8일(현지시간) VOA에 보낸 성명에서 “청와대가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들을 근본적으로 무시함으로써 자국민을 보호하고 그들의 인권을 확실히 유지해야 하는 도덕적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문재인 대통령은 방향을 바꿔 아무런 조건 없이 한국인들을 석방하라고 공개적으로 분명히 말해야 한다”며 “납치와 인권문제가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대화의 일부가 될 것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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