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내 혐의 벗기 위해 장년의 안락 누리고 있는 하숙집 친구들 끌어들일 순 없다"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홍준표 의원의, 소위‘돼지발정제’ 논란을 다시 꺼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홍 의원이 12일 ‘법적 대응’은 없던 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넘버원’ 대권 주자인 이재명 지사는 11일 홍준표 의원에 대해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느냐?”며 홍 의원의 소위 ‘돼지발정제’ 논란을 꺼냈다. 전날(10일) 홍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성질 나면 막말은 할 수 있지만, 쌍욕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며 “본선 들어가서 선거 시작 사흘 동안 이 지사가 한 쌍욕 틀면 그냥 선거 끝난다. 전 국민이 그걸 듣고 어떻게 이 지사를 뽑겠느냐?”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홍준표 의원.(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홍준표 의원.(사진=연합뉴스)

홍 의원이 언급한 것은 지난 2012년 자신의 형인 이재선 씨의 형수 박 모 씨와 집안 문제로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이 지사가 자신의 형수에게 내뱉은 저질스러운 욕설 등과 관련한 논란이다.

홍 의원은 또 이 지사를 일컬어 ‘경기도의 차베스(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 정치 지도자)’로 칭하며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기본소득을 들고 나와 경기도민 뿐만 아니라 국민을 조롱하면서 거덜난 나라를 더 거널내려고 한다”는 표현으로 이 지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선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느냐?”며 “정치를 ‘말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이런 식의 막말로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홍 의원의 모습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는 말로 홍 의원을 맞받았다.

그러면서 전 대변인은 “과거 장인어른을 ‘영감탱이’라고 욕한 홍 의원이 부모를 욕보이는 가족(구성원)에게 항의한 이 후보(이재명)를 욕할 일은 아니”라며 “콘텐츠가 빈약하면 말이 거칠고 논리가 허황해진다” “약하고 천박한 사고의 표현”이라는 표현으로 홍 의원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 지사 측이 지난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된 ‘돼지발정제’ 이야기를 다시 꺼내고 나오자 홍 의원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서 사태가 확대되는 듯했다.

홍 의원은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법률상 유죄가 되면 무조건 국회의원직은 박탈된다”며 “50여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하숙집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2006년 제 자서전에 쓴 내용은, 제가 한 것도 아니고, 공모한 것도 아닌, 하숙생 그들끼리 한 일을 말리지 못해 잘못했다는 취지”라고 설명하면서“차제에 이런 작태를 뿌리뽑기 위해 허위사실 공표로 선거법을 위반하고 명예훼손을 했다는 혐의로 고발하고, 일벌백계로 이번에는 그의 국회의원직이 박탈되도록 엄중 책임을 묻겠다”는 표현으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이내 자신이 예고한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노라며 말을 바꿨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홍 의원은 “정치인들 성명에 고소·고발로 응징하기보다는 국민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떤 말도 듣겠다. 어떤 모욕도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참겠다” “내가 혐의를 벗기 위해 지금 모두 장년(壯年)의 안락(安樂)을 누리고 있는 하숙집 친구들을 끌어들일 수는 없다”고 한 것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