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압박면접’ 평가, 홍준표가 맞고 진중권이 틀렸다
국민의힘 ‘압박면접’ 평가, 홍준표가 맞고 진중권이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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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권의 지지율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는 지난 9일 실시된 시그널 면접에서도 여유로운 자세와 태도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지지율이 급부상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는 지난 9일 실시된 시그널 면접에서도 여유로운 자세와 태도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9~10일 양일간 당 대선주자로 나선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국민 시그널 면접’이 대중의 상당한 관심을 이끌어냄으로써 ‘흥행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를 맡은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 같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이념적 경직성에 빠지지 않아 객관적인 효과까지 더했다”며 “김경률 회계사를 수용하지 못했던 민주당과 비교해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이 면접 행사를 기획한 선거관리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지난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오기 전에 대충 계산해 보니 100만뷰 정도 이상 되는 것 같다"며 "성공할 거로 봤다. 면접관이 가장 중요한데 아주 대표적으로 제가 콘셉트를 얘기할 때 '진보가 묻고 보수가 답하는 개념으로 하다'였다"고 흥행의 이유를 분석했다.

다 알려진 약점만 파고들어 ‘재탕 답변’ 유도 ...대통령 자질과 정책비전 발굴 효과는 전혀 없어

하지만 면접관들이 예비후보들의 약점을 파고 드는 데 치중함으로써 당내 행사의 취지를 흐렸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예비후보들이 가진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정책적 비전을 파악하는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간기업 채용에서도 훌륭한 면접관은 지원자의 가능성과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는 데서 역량을 발휘한다. 약점과 모순만 파고드는 면접만으로는 적임자를 뽑을 수 없다.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면접도 마찬가지이다. 예비후보들이 그동안 언론보도 등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못한 정책 강점과 비전을 발굴해서 쟁점화할 수 있는 게 면접관의 진짜 역량이다. 그런데 이번 국민면접의 경우 일반 대중도 다 아는 부정적 이슈를 중심으로 익히 알려진 ‘재탕 답변’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박선영 동국대 교수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등 3인의 면접관은 한결같이 예비후보들의 사적인 약점이나 과거 정책실패를 끄집어내서 곤혹스럽게 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게 ‘압박면접’이라고 오인하는 듯한 태도였다.

지난 9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면접관들이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준일 뉴스톱 대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면접관들이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준일 뉴스톱 대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실력있는 면접관은 지원자에 대한 깊은 공부를 통해 향후 국정운영에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포인트를 잡아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의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예비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공격으로 일관했다. 물론 이러한 공격적 면접이 향후 대선 본선을 대비한 검증작업으로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면접관들의 네거티브 공략은 거의 모든 국민이 알 정도로 익숙해진 내용들이었다. 본선 대비용 효과를 발휘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화할 뿐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기획한 '국민 시그널 면접'은 첫날 ▲장성민 ▲장기표 ▲박찬주 ▲최재형 ▲유승민 ▲홍준표 등 6인의 면접을 마쳤다. 둘째날에는 나머지 6인인 ▲황교안 ▲윤석열 ▲하태경 ▲원희룡 ▲안상수 ▲박진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이 이어졌다.

홍준표, 네거티브로 일관한 면접관 질문 방식을 단호하게 비판

이런 맥락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홍준표 후보였다. 홍 후보는 이번 국민면접이 네거티브로 일관함으로써 개별 후보의 정책역량을 검증하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홍준표 후보는
'진보가 묻고 보수가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홍준표 후보는 좌파 면접관들을 압도했다. [사진=연합뉴스TV캡처]

홍 후보에게는 진주의료원 폐쇄와 과거 성차별적 발언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홍 후보는 거침없는 화법으로 답하는가 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이 나올 때는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도 보였다.

홍 후보는 여성 유권자로부터 낮은 지지를 받는 이유가 과거 '돼지 발정제' 논란과 여성 비하 발언 때문이 아니냐는 김준일 대표의 질문에 "그렇다"고 즉답해 오히려 면접관들을 당황하게 했다.

지난 2013년 경남도지사 재임 시절 적자를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은 절대 저를 안 찍는다"며 "나는 그런 사람에게 대꾸하지 않는다, 말 같지 않아서"라는 답변으로 대응했다.

홍 후보는 "진주의료원을 폐쇄할 때는 경제성만으로 폐쇄한 게 아니라 의료원으로서 기능을 상실해서 둘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폐쇄한 것"이라며 "사실상 진주의료원 (폐쇄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내가 대통령 선거에 나가면 절대 나를 안 찍는다. 그건 골수좌파고 외골수이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사람보고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홍준표는 진중권과 김준일을 겨냥해 “두 분은 골수 좌파”라고 꼬집어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홍 후보는 "그렇게 억지 논리로 말하는 면접관 생각이 좀 답답하다"며 되려 역정을 냈다. 다른 면접관이 '국민 여론을 다양하게 대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음에도 홍 후보는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건 다 받아들인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편향된 시각으로 질문하니까 그런 건 내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질문은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반론에도 "많은 국민이 아니라 소수의 극좌파가 생각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는 '지금과 달리 2017년 대선에는 모병제에 반대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천만에"라고 부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자 "그런 일이 있었냐"고 되물었다.

면접 막판까지 공방이 이어지자 홍 후보는 진중권 전 교수와 김준일 대표를 겨냥, "저 두 분은 아주 골수좌파들인데 당에서 어떻게 저런 분들을 면접관으로 했나"라며 "저한테는 상관없지만 다른 후보들이 골탕먹겠다"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면접이 끝난 후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6년 정치 하면서 대통령 후보를 면접하는 것도 처음 봤고 또 면접을 하며서 모욕 주는 당도 생전 처음"이라며 "외골수 생각으로 살아온 분들의 편향적인 질문으로 후보의 경륜을 묻는 게 아니라 비아냥대고 조롱하고 낄낄댄 22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이런 행사에 참여하기 어렵다"며 "토론 없는 경선 관리는 무의미하다"고 덧붙이며 '토론회'를 요구했다.

하태경은 홍준표의 불만 비판하고 면접관 칭찬 VS. “대기업에서도 CEO 뽑을 때 자질과 비전을 먼저 검증”

하태경 후보는 홍 후보의 불만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하 후보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어제 우리당 국민 시그널 면접은 비전발표회보다 더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훌륭한 면접관들의 덕분”이라며, 면접관에 대해 불만을 표한 후보들을 겨냥해 “참 옹졸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도 잠시 후 면접을 본다”며 “괜찮으니 독한 질문 얼마든지 해서 지지율 좀 팍팍 올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평론가 이성수씨는 “더불어민주당 1위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수많은 인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행정적 실천력’이라는 자질이 부각돼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경선과정에서 예비후보들의 분명한 장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지도부는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이번 국민면접처럼 면접관들이 압박면접이라는 명목 하에 개별 후보들의 다 알려진 약점이나 캐물어서 재탕 답변이나 유도하는 것을 발상의 전환이라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수준을 하락시킬 뿐”이라면서 “대기업에서도 최고경영자(CEO)를 뽑을 때 치명적 결함이 있는지를 따지기도 하지만 회사를 성장시킬 비전과 자질을 우선적으로 검증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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