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나서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 의장이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최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로 보고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직권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자료는 해마다 공정위가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각 기업집단(그룹)의 동일인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말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임직원 7명(올해 4월 기준) 중 대부분이 김 의장의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 씨가 지난해 말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현재는 김탁흥 씨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의장과 부인 형미선 씨는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의 아들 김상빈 씨와 딸 김예빈 씨도 이 회사에 재직 중이다.

올해 초 김 의장이 자신이 가진 카카오 주식을 가족들에게 증여한 데다 두 자녀의 케이큐브홀딩스 재직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선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거나 주식에 대한 상속증여세를 이연하는 등 사실상 대기업에 대한 가족 경영 수단을 용인하고 있어 지나친 국내 규제가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른다.

한편 카카오 측은 이와 관련해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 개인 회사로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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