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7회차 맞는 '한광(漢光) 연습', 13일부터 5일간 실시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중화민국(대만) 국방부가 중국군의 침공(侵攻)에 대비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13일 개시했다.

매해 1회 실시하는 대만의 대만도(臺灣島) 방위 훈련 ‘한광(漢光) 연습’은 지난 1984년 첫 실시 이래 올해로 37회차를 맞았다. 중국군에 비해 전력(戰力)이 열세인 대만은 본토 방위를 최우선으로 하는 ‘비대칭전’을 염두에 두고 대만도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저지한다는 기본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날 새벽부터 시작된 이번 훈련은 대만 육·해·공군이 모두 참여하며, 대만 전토(全土)에서 5일간 이어진다. 이번 훈련은 중국군의 미사일 도발 외에도 상륙, 전자전(電子戰), 사이버전(戰) 등 다차원 공격을 상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최근 양안관계는 험악해졌다. 올해 들어 중국은 ‘해경법’(海警法)을 제정, 중국 해경을 ‘준(準)군사조직’의 지위로 격상시켰다. 지난 1일에는 ‘해상교통안전법’을 개정, 자국 영해에서의 외국 선박이 항행하는 것을 제한했다. 중국은 ‘구단선’(九段線)이라고 하는 가상의 영해선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일대에 설정하고, 국제법이 정하는 바와 관계없이, 광범위한 해역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대만으로서는 자국 방위에 상당한 위협이 되는 상황.

이런 상황 가운데 대만에서는 반중(反中) 정서가 강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트럼프 정부 이래 ‘우방’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이 강화됐고, 왕리창(王立强)이라는 인물이 중국의 첩보 활동 내용을 폭로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됐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강력한 자치(自治)’를 약속하며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은 홍콩에서 최근 수년간 벌어진 일들은 중국에 대한 대만인들의 반중 감정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도 이같은 분위기를 등에 업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편, 중화민국군은 현재 20여만명의 상비군과 200여만명의 예비군으로 구성돼 있다. 현역만 200여만명에 달하는 중국군에 대응할 목적으로 대만 국방부는 전·퇴역 8년 이내의 군인 26만명을 매해 소집, 전력화할 방침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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