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법정제재 받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그래도 김어준은 못 건드려
7번째 법정제재 받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그래도 김어준은 못 건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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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TBS 라디오에서 진행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금까지 총 7번의 법정제재를 받았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매일 아침 TBS 라디오에서 진행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금까지 총 7번의 법정제재를 받았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방심위)의 7번째 법정제재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법원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자, 김어준이 “법조쿠데타”를 주장하고 출연자들이 ‘엉터리 판사’라는 논평에 나선 데 대한 조치였다. 지난해 12월 방송분에 대한 징계 결정이 9개월이 지난 시점에 결정됐다는 점에서, 뒤늦은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편향적인 주장을 부추기면서 가짜뉴스를 양산해온 김어준이 갖는 ‘진행자’ 지위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TBS가 여전히 김씨를 감싸고 돌기 때문이다.

‘경고’는 방송사 재허가 심사 때 감점되는 중징계...10월 전체회의서 최종 확정

방심위는 16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뉴스공장’에 대해 대담·토론프로그램 공정성 위반(방송심의규정 13조1항)으로 제작진 의견진술을 거쳐 ‘경고’를 의결했다. ‘경고’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때 감점이 반영되는 중징계 법정제재에 해당한다. 해당 제재 의결은 방송심의소위원회의 상정을 거쳐, 10월 중 전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전체회의 일정은 아직 미정인 상태이다.

방심위가 문제삼은 발언은 지난해 12월 25일 방송에서 등장했다. 김어준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법원을 맹비난하면서 "있을 수 없는 판결이다"라며 "검찰과 사법이 하나가 돼 법적 쿠데타를 만들어낸 것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 연이어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를 중지시킨, 판결로 정치하는 사법"이라는 주장을 했다.

문제의 방송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 2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윤 총장의 2개월 정직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고, 이에 따라 윤 총장은 25일 업무에 복귀했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주장한 윤 총장의 6가지 징계 사유 대부분이 소명이 부족하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음을 밝히며 "윤 총장의 징계 취소 본안 소송 승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어준, 지난해 윤석열 총장 징계 집행정지 인용한 법원을 ‘법조 쿠데타’라며 맹비난

판결 이후 25일 방송에서 진행자인 김어준과 출연자들의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김어준은 "판사가, 행정법원의 일개 판사가 '본인의 검찰총장 임기를 내가 보장해 줄게' 이렇게 한 것"이라며 "(법원) 결정문의 앞뒤 내용이 안 맞는 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도 "지금 검찰, 법원이 한 몸이 되어 국민의 민주적 통제,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에 의한 민주 통제를 거부하고 있다"며 “엉터리 판사”라는 발언을 했다. 신장식 변호사는 “이심전심에 의한 연성 쿠데타”라는 발언을 했다.

지난해 12월 25일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3명의 변호사는 지금까지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기호 변호사, 양지열 변호사, 신장식 변호사.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지난해 12월 25일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3명의 변호사는 지금까지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기호 변호사, 양지열 변호사, 신장식 변호사.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방송 이후 김어준의 발언이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왔고, 방통위에 심의를 신청하는 민원이 접수됐다.

지난 16일 회의에서 의견진술을 위해 참석한 송원섭 TBS 라디오제작본부장, 양승창 '뉴스공장' PD는 1시간 넘게 위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송 본부장은 “서기호 변호사의 ‘엉터리 판사’ 표현은 합의를 본 건 아니고 생방송에서 튀어나온 발언”이라고 했다. 양 PD는 “진행자의 과한 표현도 조정하고 자제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우리도 하고 있다”며,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광복 방심위 위원장, “공영방송이 입맛에 맞는 사실만 취사선택”...이상휘 위원 “공중파라는 국민재산을 이렇게 사적으로 사용하는 건 처음 봐”

이광복 위원장은 "개인 방송이 아닌,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에서 자기가 필요한 사실만을 취사선택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며 "공영방송의 진행자라면 한 사안에 대해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하고, 제작진도 입맛에 맞는 패널만 모아서 판사를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휘 위원은 “공중파라는 국민의 재산을 이렇게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처음 봤다.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것도 처음이다. TBS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 성장한지는 모르지만, 그건 ‘악의 성장’이다. ‘긍정 성장’, ‘선(善)의 성장’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황성욱 위원은 “자문 법조인의 풀이 좁은 거 아닌가. 자문을 구했다고 하더라도 한쪽으로 결론을 내고 콘티를 짠 것으로 보인다”며 “타사를 보면 한 쪽으로 결론이 난다 해도 반대 논리도 노출되도록 터치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민영 위원은 “출연진과 제작진이 모두 당시 법원 결정에 비판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면 강하게 문제 제기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내용”이라며 “최소한의 성실성을 가지고 왜 이례적이며 문제인지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인신공격으로 시간을 다 써버린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주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열린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연주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열린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방심위)의 7번째 법정제재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김어준의 뉴스공장’ 양승창 PD, “공정성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진행자가 대담프로그램에서 과연 공정했다고 보나”라는 윤성옥 위원의 질문에 양승창 PD는 진행자 발언에 대해선 “근거를 가지고 비평과 논평을 했기 때문에 공정성 부분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밝힌 뒤 대담 프로그램에 대해선 “(출연진의) 받아들이기 어려운 표현엔 적극 개입해야 했다. 개선하겠다”고 했다. 양 PD의 발언은 ‘진행자의 공정성은 문제삼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해, 비판이 제기된다.

이후 정민영, 윤성옥 위원이 '주의', 이상휘, 황성욱, 이광복 위원이 '경고'를 내면서 다수결로 '경고'가 결정됐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16년 9월 첫 방송 이후 방송심의규정 '객관성' 조항 위반 등으로 '주의' 4번과 '경고' 2번, 총 6번의 법정제재를 받았다. 이번까지 더하면 총 7번의 법정제재인 셈이다.

TBS 측은 특정 출연자의 과도한 표현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를 하지 못한 부분 등을 인정하며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 시행, ‘출연자 다변화’ 등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TBS는 ‘출연자’만 손볼 듯, 가짜뉴스 부추긴 진행자 ‘김어준은 안전’해

송원섭 본부장은 “지난 10개월 정도에 걸쳐서 TBS 내부 구성원들과 연구진이 준비한 ‘TBS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이 다음 달이면 시행될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일종의 매뉴얼 같은 거였는데, 제작 가이드라인을 정식으로 마련해서 PD와 작가뿐만 아니라, 진행자, 출연자 모두를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심위의 ‘경고’ 결정은 진행자가 아닌,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김어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효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방송법 제100조 ②항에 따르면, ‘제1항에 따른 제재조치가 해당방송프로그램의 출연자로 인하여 이루어진 경우 해당방송사업자는 방송출연자에 대하여 경고, 출연제한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김어준은 출연자가 아니고, 진행자라는 점에서 어떤 실질적인 조치가 있을지 미지수이다. 반면에 서기호 변호사나 신장식 변호사 등에 대한 조치는 취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가짜뉴스를 부추긴 김어준의 TBS내 지위는 여전히 안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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