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 발언 논란
일베 회원이었던 이재명, "겉과 속이 다른 사람 표현하는 관용적 표현"이라 해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란 표현을 사용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낙연 캠프 측에서 지적해온 바와 같이 '수박'이란 표현은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호남과 5·18을 모욕하는 단어로 쓰여 왔다. 

이 지사는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억지기소 후 1,2,3심 무죄, 비오는 김포 연설'이란 제하의 글에서 "민간개발업체에 뇌물 받아먹고 LH 공영개발 포기시킨 건 국민의힘 정치인들", "성남시 공영개발 막으려고 발버둥친 것도 성남시 국힘 정치인들",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참가한 토지매입자들에게서 혜택받은 것도 곽상도, 원유철 같은 국힘 국회의원들"이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란 표현이 튀어나왔다. 자신이 성남시장 재임 시절 민간개발에서 공영개발로 바꿔 추진한 대장동 개발이 같은 민주당 진영의 '수박' 기득권자들로부터 상당한 방해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의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곧장 "일베 못 끊었구나", "대권주자가 호남비하 혐오 언어를 대놓고 당당하게 쓰는 거 정말 실화 맞지?", "수박? 대놓고 일베 티내네. 이러면서 호남 표를 바란다고요?" 등의 비난 댓글이 붙었다. 

사진=sns 캡처

앞서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 지지자들에게 '수박' 표현 자제를 요청했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수박이란 용어는 일베라는 극우 커뮤니티에서 쓰기 시작한 호남 혐오, 호남 비하 멸칭이다. 사용을 멈춰달라"며 "수박은 '홍어'와 함께 일베 사용자들이 호남과 호남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단어다. 이 단어가 우리 당 안팎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은 참담한 일"이라고 했다. 이낙연 캠프 측은 "특히 반이낙연 성향을 띠는 팟캐스트나 특정 후보 지지성향을 보이는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이 목격되고 있다. 호남의 아픔을 희화화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아닌 이 지사 스스로가 이낙연 캠프 측의 요청이 있은지 닷새만에 직접 '수박'이란 표현을 적나라하게 사용해 향후 파문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캠프 측은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표현하는 관용적인 표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지사는 과거 일베 회원으로 알려진 바 있다. 당시 논란이 일자 이 지사 측은 어디까지나 모니터링을 위해 일베에 가입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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