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출연 예정인 국민의힘 대권 주자 홍준표 의원. [사진=TV조선 제공]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출연 예정인 국민의힘 대권 주자 홍준표 의원. [사진=TV조선 제공]

SBS 예능 ‘집사부일체 대선주자편’이 연일 화제다. 첫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19일에 출연, 요리실력과 노래실력을 뽐내며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이 출연했던 집사부일체의 시청률은 7.6%를 기록,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26일에 2번째 주자로 등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편은 시청률 9%를 기록하며, 지난주에 방송됐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편을 넘어섰다. 2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재평 편은 수도권에서 10.1%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순간 최고 시청률은 13.5%였다.

윤석열과 이재명은 SBS 집사부일체 출연 후 ‘지지율 상승’ 효과

윤 전 총장과 이 지사는 집사부일체 출연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선 후보 토론회보다 연예프로그램이 지지율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19일 SBS 집사부일체 대선주자편에 첫 주자로 등장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진행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SBS 화면 캡처]
지난 19일 SBS 집사부일체 대선주자편에 첫 주자로 등장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진행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SBS 화면 캡처]

이재명 지사는 방송에서 자신을 향한 다양한 논란에 정면돌파하며 시청자들과 마주했다. 특히 가족 간 욕설 사건과 관련해서 “그 형님은 내가 간첩이라 믿고 있었다”라며 “언젠간 화해를 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우고 싶지만 책임져야 할 개인사”라며 “공직자로 품격을 유지하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고 털어놨다.

다음 주인 10월 3일 집사부일체 방송에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출연한다. SBS 측은 ‘최근 6개월간 한국갤럽·리얼미터 여론조사를 참조해 이들 대권주자를 섭외, 특집방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지율이 높은 대권주자 3명이 사부로 출연한다는 설명이었다.

지지율 치고 올라간 홍준표 후보가 제외되는 ‘불공정성’ 문제 드러나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시청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는 ‘정치인의 예능 출연’에 대해 ‘과연 공정한 잣대로 섭외‧제작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SBS측은 6개월 간의 여론조사를 참조했다면서 1위 윤석열, 2위 이재명, 3위 이낙연의 순서로 출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은 이와 전혀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2강을 이루고 있고, 여권의 이재명 후보까지 3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SBS 집사부일체 대선주자편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두번째 주자로 등장했다.  [사진=SBS 화면 캡처]
지난 26일 SBS 집사부일체 대선주자편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두번째 주자로 등장했다. [사진=SBS 화면 캡처]

게다가 SBS는 ‘여당 2명, 야당 1명 출연’이라는 점에서, 기계적인 중립성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홍준표 의원 입장에서는 단순히 인기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했다는 점을 넘어, SBS가 공직선거법에 개입했다는 주장에 법적인 소송까지도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윤석열은 집사부 일체 출연으로 MZ세대 호감얻어, 홍준표는 억울한 일”

지난 23일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SBS '집사부일체' 출연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MZ 세대로부터 호감을 얻었다”고 전하며 "홍준표 의원으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집사부일체 출연) 기획을 홍 의원이 뜨기 전에 했는지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홍 의원이 아주 거세게 항의하겠더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홍 의원이 뜨기 전에 (집사부일체 출연) 기획을 했는지, 예고편을 보니 (윤석열, 이낙연, 이재명 3명만 나오는 것으로 돼) 홍 의원이 '왜 날 뺐냐. 저쪽 둘이면 이쪽도 둘인데'라며 아주 거세게 항의하겠더라"라고 했다.

이어 유 전 총장은 지난 2012년 '힐링캠프'에서 당시 박근혜, 문재인 후보만 불러 손학규 후보가 억울해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손학규는 그것(힐링캠프 출연 불발) 때문에 문재인한테 경선에서 졌다고까지 생각했다"며 홍 의원이 이번 '집사부' 출연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3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하지 못한 홍준표 의원은 억울한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지난 23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하지 못한 홍준표 의원은 억울한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SBS는 공직선거법 위반?...홍준표 측 여명 대변인 본지 통화서 “신경 안써, 우리는 28일 TV조선 와카남에 출연”

유 전 총장은 '정치 예능이 민심을 움직이는 데 영향이 크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한심한 일이기는 하지만 예능에 나와서 이미지가 바뀌면 여론이 바뀐다"라고 답했다. 정치 원로의 지적처럼, SBS 집사부일체가 국민 여론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행사한다고 볼 때, SBS가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등 3사람의 후보만 출연시킨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홍 의원 캠프 측 여명 대변인은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집사부일체에 대해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여 대변인은 “집사부일체 대선주자 편이 1달반 쯤 전에 섭외되고 기획된 것으로 안다. 당시 10%를 넘은 주자를 상대로 했다”면서 “지금 지지율에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홍준표 의원을 제외했다는 점에서, SBS 측이 오히려 ‘판단미스였다’며 아쉬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홍 의원 측은 SBS 집사부일체를 대신해, 오는 28일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와카남)'에 아내 이순삼씨와 출연해 결혼 40년 차 부부의 일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해당 방송에서 아내에게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반전 사랑꾼 면모를 드러내는 동시에 가난했던 학창 시절 사진들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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