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전체 자살자 15.2% 감소...반면 20대 자살률은 심각 수준
2017년까지 감소 추세였던 20대 여성 자살률, 文정부 출범 이후 급증
전문가, 심각한 일자리 부족 문제 등 원인으로 지적

문재인 정부 들어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가운데서도 젊은층의 자살 급증, 특히 20대 여성의 극단적 선택 증가가 눈에 띈다. 결국엔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일자리가 사라진 탓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 원인 통계'의 시계열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자살자는 15.2%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이며 이는 모든 연령층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2015년 이후로 한정해 10대와 20대, 특히 20대의 자살률을 보면 상황은 다르다.

전체 자살자 수는 1만3천153명에서 1만3천195명으로 대동소이하나 10대는 245명에서 315명으로 28.5%, 20대는 1천87명에서 1천471명으로 35.3% 증가했고 30대는 1천926명에서 1천874명으로 2.6% 감소했다.

20대의 자살 문제가 가장 심각했는데, 같은 기간 동안 20대 남성 자살자는 709명에서 849명으로 19.7%, 20대 여성 자살자는 378명에서 622명으로 64.5%나 급증했다.

원래 20대 여성 자살률은 2010년부터 감소 추세로 2017년엔 365명까지 내려갔다. 이런 추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뒤바뀌었다.

2018년엔 425명으로 16.4%, 2019년엔 534명으로 25.6%, 지난해엔 622명으로 16.4% 증가하며 600명 선을 돌파했다. 

20대 여성의 극단 선택이 급증한 배경에는 심각한 일자리 부족 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자살 충동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21.5%)과 '실업·미취업 등 직장문제'(18.5%)가 가장 많았고, 가정불화(15.6%), '외로움·고독(14.1%), 신체적·정신적 질환·장애(12.1%) 등의 순이었다.

박선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가장 기반이 약한 취약 계층부터 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자살 사망자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남성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근 4년간 20대 여성 자살률이 계속 높아지는 경향"이라면서도 "20대 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업 스트레스가 심각하고, 성평등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으나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 성추행이나 폭행 등의 범죄에 노출된 이후 제대로 된 보호나 정신적 치료를 받지 못한 데 따른 트라우마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살률을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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