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이후 33만명이 교회에서 성적 학대 받아...이중 21만여명은 성직자가 가해자

이제껏 감춰온 프랑스 천주교회의 부끄러운 과거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프랑스 성직자들에 의한 미성년자 대상 성적(性的) 학대를 조사한 독립위원회는 5일(현지 시각) 프랑스 천주교회에서 발생한 피해자만 1950년 이후로 추계 33만여명에 달하며, 그 가운데 21만6000명은 성직자들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교회에 제출했다.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노트르담대성당. 대성당은 지난 2019년 화재로 전소했다.(사진=로이터)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노트르담대성당. 대성당은 지난 2019년 화재로 전소했다.(사진=로이터)

해당 조사위원회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학대와 관련한 사실 규명과 교회의 신뢰 회복을 꾀하자는 취지로 프랑스 주교단과 평신도 단체들이 그 설치를 요구, 2018년 11월부터 그 활동을 개시했다.

법학과 정신의학, 사회학, 신학 등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22명의 조사위원들은 정보를 수집하고 피해자들로부터 피해와 관련한 진술을 듣는 등, 진상 파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피해자 가운데 80%는 남아였으며, 피해를 입은 연령은 주로 10세에서 13세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범행을 한 성직자는 추계로 2900~3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교회가 장기간 가해자에 대한 징계나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굉장히 긴 기간 교회의 마땅한 책무를 져버린 데 대해 부끄러움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독립조사위원회의 장마르크 소베 위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매우 심각한 피해”라며 “(교회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위원회로부터 보고서를 제출받은 프랑스 천주교주교회의 측은 “부끄러움과 공포를 느낀다”며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구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해자 및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사망했으며, 공소시효도 만료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