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사 먹는 치료제와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 간 승부는?
머크사 먹는 치료제와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 간 승부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머크사의 먹는 알약으로 입원율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미국 머크사의 먹는 알약으로 입원율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정부가 위드코로나를 대비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추가 물량 확보를 진행 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이날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답변을 통해서다. 코로나 발생 초기 백신 구매 지연에 대한 비판을 의식, 코로나 치료제 확보에서는 우왕좌왕하는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선 병원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고가의 먹는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먹는 치료제’라는 대응책이 한 가지 더 생겼다는 점에서는 환영받을 만한 일이 분명하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머크사(社)의 먹는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와서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 FDA는 머크사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 승인신청 허용...정부는 2만명분 선구매 계약

지난 4일 미국 머크사는 미국 바이오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의 긴급사용승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머크사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에게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한 결과, 입원·사망 위험이 50% 줄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올해 8월부터 시행한 임상 3상시험의 중간 결과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 환자 모집을 멈추고,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하도록 허용했다. 그만큼 미국 내 코로나 상황이 녹록치 않은 데 따른 긴급사용승인 신청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머크사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2만명분을 이미 선구매했다. 지난 6일 6일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4만명분 정도는 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고, 약 2만명분은 이미 선구매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먹는 치료제의 필요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빠른 도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1일 개최한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공개 토론회'에서 항체 치료제와 먹는 치료제의 동시 활용을 제안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교수, “머크사 먹는 치료제 게임 체인저 아냐,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가 해결책”

보건복지부가 이날 개최한 토론회는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과 관련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첫 자리였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코로나19 의료체계 속에서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에 대해 치료가 가능한 외래 구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호흡기 전담 클리닉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항체 치료제·먹는 치료제 활용과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생활치료센터 중심의 치료를 재택 치료로 점차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TBS에 출연, “몰누피라비르는 우리나라에 필요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놨다. [사진=TBS 방송 화면 캡처]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TBS에 출연, “몰누피라비르는 우리나라에 필요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놨다. [사진=TBS 방송 화면 캡처]

설 교수는 TBS 라디오에 출연, “미국은 현재 코로나 상황이 다시 나빠졌고, 올 겨울 들면서 엄청난 감염이 다시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먹는 치료제가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이 약이 우리나라에는 필요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놨다. 설 교수는 미국의 의료 체계와 코로나 유행 상황에서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증과 중등도 환자들에게는 먹는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서는 그런 환자는 이미 병원에 입원해서 항체 치료를 받기 때문에, 먹는 치료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설 교수는 고가의 먹는 치료제 대신, 지난 9월 17일 식약처로부터 정식 품목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주’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 가격은 머크사 먹는 치료제의 절반 수준

머크사는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한 결과, 입원·사망 위험이 5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위드코로나로 가는 과정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 설 교수의 지적이다. 가격이 싸서, 경증 확진자가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머크사의 먹는 치료제는 5일간의 치료 기간 동안 약값이 90~1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치료 알약 '몰누피라비르' (PG)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 알약 '몰누피라비르' (PG) [사진=연합뉴스]

따라서 몰누피라비르의 약값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방역 당국이 모든 경증 감염자나 확진자에게 이 약을 쓸 수는 없다. 5개 이상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이 약을 투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당장 경증을 앓고 있지만, 고위험군이라서 위중증화될 수 있는 사람들이 대상자가 되는 것이다.

설 교수는 이 대상자들이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 대상과 정확히 겹친다고 진단했다. 셀트리온이 국내에는 생산원가에 해당하는 40만원 대에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에 비해 반 값에 해당한다.

렉키로나주, 투약 불편하지만 효과는 몰누피라비르보다 뛰어나

하지만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주의 단점은 투약의 불편성이다. 정맥 주사로만 투약되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설 교수는 “투약의 불편성을 넘어서는 장점이 많다. 국내산이고 가격이 싸다는 점이 렉키로나주의 장점이다. 우리 국산 치료제를 두고 외화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보다 더 큰 장점은 몰누피라비르에 비해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역설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17일, 글로벌 3상 임상 결과를 확인한 결과 렉키로나주의 이상사례 발생빈도는 위약군과 유사했고, 발생된 증상도 대부분 경증이나 중등증으로 확인되면서 안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정식 품목허가 절차를 마쳤다고 확인했다.

지난 9월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국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를 정식 허가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지난 9월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국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를 정식 허가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렉키로나주를 투여한 경증, 중등증 환자 중 고위험군 446명에서 중증으로 이환되는 비율이 위약(434명) 대비 72% 감소했고, 임상적 회복 기간도 위약(12.3일)대비 4.12일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몰누피라비르의 50%에 비해 훨씬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설 교수의 주장이다.

설 교수는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는 머크사의 먹는 치료제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 대상으로나 가격으로나. 그런데 지금 머크 치료제가 확대 과장되면서 수입되려고 한다”면서 경계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방역당국이 백신 구매에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의식해, 먹는 치료제 구매를 너무 서두른 경향이 있다. 우리 방역 현장에서 몰누피라비르를 어떻게 활용할지 세밀하게 검토하지도 않고 무조건 들여오자는 계획인 것 같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