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에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JP모건 등 원유 가격 폭등을 예측해온 기관들은 비용 인플레이션에 따른 세계 침체를 예상하기도 한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17달러(1.5%) 오른 배럴당 80.52달러로 마감했다. 가격이 종가기준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31일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WTI 가격은 올해 들어 64%나 급등했다. 천연가스의 가격은 미국에서 6개월만에 두 배로 뛰었고, 유럽에서는 세배 가까이 폭등했다.

WSJ은 원유 공급 부족 우려를 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지난 4일 회의에서 최근 유가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기존 증산 속도를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공급 부족 우려를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후변화 대응 요구로 이들 기업이 신규 공급 투자를 줄이는 점도 공급 부족 사태를 야기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과 같은 조치가 일시적으로 원유 수급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투자자들의 탄소배출 감축 요구로 인한 공급 부족이 원유 가격 상승세를 지속시킬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유가뿐 아니라 곡물, 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0포인트로,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3개 에너지·금속·곡물 가격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 지수는 지난 5일 역대 최고치인 525.9554로 치솟은 데 이어 11일에도 520.8297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주요 항만의 병목 현상, 반도체 칩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혼란, 노동력 부족 등으로 소비재 가격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추가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세계 경제 침체를 예상하는 분석도 나온다. 

핀란드 노르디아 뱅크의 애널리스트인 안드레아스 라센은 에너지 가격 상승 탓에 내년 미국의 성장률이 3.5%에서 1.5%로 저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덧붙여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40% 상승할 경우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특히 JP모건은 브렌트유가 2025년에 배럴당 19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고수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JP모건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붕괴, 유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유가 강세 전망을 고수한 바 있다. 원유 시장이 '슈퍼사이클' 초입에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은 업스트림(원유 탐사·생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지난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부진했다며 원유 공급이 대폭 줄어들고 업계에 대한 투자 규모 감소로 유가는 향후 폭등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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