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단 1회 접종으로 코로나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던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 비상이 걸렸다. 최근 미국내 연구에 따르면, 접종한 지 5개월 만에 예방효과가 3% 대로 뚝 떨어진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따라서 얀센 접종자는 2개월이 지난 후 한 차례 더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애초 보건당국은 12월 이전에 일반 국민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을 수립하면서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관련 계획을 만든다는 방침이었지만,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계획 수립 일정이 예정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바이든과 정상회담 가진 문 대통령, 얀센 100만회분 무상제공 받아

얀센 백신의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려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얀센 백신은 문 대통령의 방미 결과 국내에 도입됐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선제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가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에서 얀센 100만회를 공급받았다. 당시 굳건한 한미동맹의 성과물로 발표됐으나, 일부에서는 유통기한 만료를 앞둔 얀센 백신의 재고처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로나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은 기본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2차 접종일(얀센은 1회 접종일)로부터 6개월(180일)이 지난 후 가급적 8개월 이내에 실시하게 된다. 예외적으로 면역저하자의 경우만 기본접종 완료 2개월 뒤부터 추가접종이 가능하다.

얀센 예방효과 거의 폭락 수준...모더나 92%→64%, 화이자 91%→50% 얀센 88%→3%

최근 미국에서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얀센 백신을 맞은 제대 군인 62만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88%에 이르던 예방효과가 지난 8월 3%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모더나가 92%→64%, 화이자가 91%→50%로 효능이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너무 충격적인 급락이다. 단 1번만의 접종으로 예방된다는 설명은 애당초 감언이설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기구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얀센 백신의 경우 부스터샷을 승인할 것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얀센 백신 접종 2개월이 지났으면 얀센으로 한 차례 더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는 권고이다. 말하자면 2번째 접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한 차례만으로 예방이 된다는 설명은 쏙 들어갔다.

얀센 백신은 지난 6월초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으면서 30세 이상 예비군,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등을 대상으로 접종이 진행됐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접종 완료자 3318만5615명 중 4.4%인 146만9239명이 얀센 백신을 접종했다. 최초 접종 시점을 고려하면 얀센 백신 접종자의 추가접종은 접종일로부터 6개월 뒤인 오는 12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설치된 '찾아가는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상인들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설치된 '찾아가는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상인들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비군, 민방위 대상자들에게 우선접종하다보니 접종자 중 30대가 91만 명, 40대가 30만 명 수준에 이른다. 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다 해도 치명률이나 중증화율이 극히 낮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얀센의 부스터샷은 화이자나 모더나...얀센 추가접종 효과는 검증 안돼

얀센 백신. [사진=연합뉴스]
얀센 백신. [사진=연합뉴스]

얀센 백신 접종자들의 부스터샷 백신 종류는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얀센 백신으로 추가접종이 가능하다는 연구도 있어, 당국은 관련 사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450여명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의 부스터샷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모더나 백신으로 추가접종할 경우 항체 수준은 15일 이내에 76배까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화이자를 부스터샷으로 맞을 경우 항체 수준이 35배 높아졌으며, 얀센을 추가접종할 경우 항체 수준이 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연구진은 참가자 수가 적으며, 다른 종류의 백신을 추가접종 시 부작용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얀센은 돌파감염에 가장 취약한 백신

얀센 백신의 단점으로는 한 가지가 더 꼽힌다. 얀센 백신은 우리나라에 도입된 코로나 백신 중 돌파감염에 가장 취약하다는 점이다. 백신 종류별 돌파감염 비율을 보면 △얀센 0.161% △화이자 0.034% △아스트라제네카 0.028% △모더나 0.024% 순이다. 1회 접종만으로 접종 완료자가 되는 얀센 백신에 대해서는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얀센 백신의 주 접종 대상자들이 활동력이 왕성하기 때문에 노출 기회가 더 많아서 돌파감염 기회도 더 많고, 그 위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얀센 백신 1회 접종의 한계는 연구 결과를 더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이에 따라 부스터샷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얀센 부스터샷에 대해서는 좀더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많다. 홍기종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은 “치명률이 낮은 청년층에 대한 부스터샷 문제는 비용 편익을 따져봐야 한다”며 “최근 국립보건연구원이 전국 헌혈자 3만 명을 대상으로 항체 보유율 조사에 착수했는데, 이 연구 결과가 나온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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