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지지율 턱없이 부족한 尹, '전두환 발언'으로 또 이미지 구겨
2030 "천안함 생존자 만나면 뭐해? 광주 가서 '광주의 한' 말하면 뭐해?"
"준비 제로, 가치관 제로, 이해도 제로...급조된 대선후보" 조롱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월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해 국민의힘까지 대형 악재에 휩싸이게 만든 가운데 2030세대가 윤 전 총장의 모순되는 메시지에 한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향하는 가치관과 국가관,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최근 들어 부쩍 커진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캠프 안에서부터 "가장 큰 실언이다", "사과해야 한다"는 비판이 터져나왔지만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없다고 버텼다. 전국정당을 표방하며 '호남 동행' 노력을 펼쳐온 당으로서도 탄식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뒤로 호남 지역, 취약 지역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제가 대표가 된 뒤에도 김 위원장 노선을 계승하고 있다"며 "우리 대선주자들도 다 같이 그런 마음을 갖고 대선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을 향해 "앞으로 정치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 언어에 미숙했다는 것은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민감하게 대처하는 게 좋았다. 더 일이 좀 발전해 나가지 않도록 조속하게 조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에 비해 2030세대 지지율이 턱없이 부족한 윤 전 총장은 이번 일로도 이미지를 구기게 됐다.

2030세대는 SNS상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천안함 생존자를 만나고 나서 다른 곳에선 '천안함 사태 사과 없이도 남북협력 가능하다' 말하고, 광주에 가서는 '광주의 한'을 얘기하면서 이제는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옹호'를 아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발 하나만 하자"며 "마징가와 태권브이를 합치면 최강의 로봇이 나올 거 같은가? 그냥 병신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청년도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대선 후보"라며 "준비 제로, 가치관 제로, 이해도 제로..."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대선 경선 토론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로부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전자는 "이 잡 듯 수사한 게 아니라 드러난 걸 갖고 있는 그대로 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 수사는 보복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리석은 대통령, 정치인이라면 그리 수사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를 두고 다른 캠프에선 "대체 어느 당의 대선후보로 나온 사람인지 모르겠다"며 믿기 어렵고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회색빛 발언들이 망언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두고 "좌파의 검사로 우파의 대선후보라는 역할이 시종 충돌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평생 정권교체와 별 관련없이 검사로만 호령했고, 또 그럴 생각이었던 윤 전 총장이 급작스레 국정운영과 정당정치의 실체를 깨닫기란 역부족이라는 진단도 있다.

당 안팎에선 "보수정당의 미래가 윤 전 총장 집권시 어떻게 될지 도통 모르겠다"며 "윤 전 총장은 입당한지 3개월 지난 당의 대선 예비후보로서 연일 당 쇄신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지만 대체 어떤 정치적 식견으로 쇄신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구분이 사라지는 몰가치의 회색지대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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