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 대드는 건가,면피용인가...탈원전에 균열 일으킨 한수원 정재훈 사장 '화제'
문재인에 대드는 건가,면피용인가...탈원전에 균열 일으킨 한수원 정재훈 사장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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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최근 들어 정부의 과격한 탈원전 정책에 대해 지속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혼선이 커지고 있다.

정재훈 사장은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에 앞서 8월 초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가 마련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도 제출했던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지금까지 탈원전의 선봉에 섰던 정 사장이 원전을 옹호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소신발언이라는 평가와 함께 본인의 과오를 덜기 위한 면피성 발언이라는 지적이 팽팽하다. 어느 경우이건 정 사장이 국감에서 ‘원전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중대한 균열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균열의 시발점은 8월 초, 한수원이 속도조절 의견서 제출

균열의 시발점은 지난 8월 초이다. 당시 탄중위가 3개의 시나리오를 초안으로 제시하자, 한수원은 “원자력의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시했던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한수원은 의견서를 통해 정부가 원전을 축소하고 발전 부문에서 최대 21%까지 늘린다고 한 무탄소 신전원에 대해 "현 시점에서 가시화된 무탄소 신전원은 없다"며 "상용화 이전까지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재생 일변도의 에너지 믹스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 바텀업(상향식) 방식 개발의 근본 대책 마련과 장기 목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대안으로 ▲탄소중립 추진체계 정립 ▲원전 역할 제고 ▲무탄소 신전원에 소형모듈원전(SMR) 포함 ▲수소 공급에서 원전 활용한 그린수소 확대 등을 제안했다.

지난 18일 한수원 의견서 깡그리 무시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 의결...원전은 6.1%로 감축, 신재생에너지는 70.8%로 늘리기로

하지만 한수원의 이런 의견서는 깡그리 무시되고 말았다. 탄중위는 지난 18일 신재생발전을 확대하고 원전의 비중은 축소하는 내용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최종 의결했다. 이 시나리오는 8월 초에 나온 초안의 3개 시나리오에 각계의 의견이 더해진 것이다.

탄중위가 최종 의결한 2개의 시나리오 중 A안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최대 70.8%까지 늘어나고, 원전 발전 비중은 6.1%로 축소된다. 초안에 비해 석탄발전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점에서 과격하다는 우려를 낳았다.

지난 18일 의결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년 기준 29%였던 원전의 비중은  6.1%로 줄어드는 반면 15.8%였던 신재생에너지는 70.8%까지 늘어난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의결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년 기준 29%였던 원전의 비중은 6.1%로 줄어드는 반면 15.8%였던 신재생에너지는 70.8%까지 늘어난다. [사진=연합뉴스]

한수원 관계자는 26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2020년 기준 29%였던 원전의 비중을 2050년에는 6.1%까지 줄인다는 시나리오이다. 현재 24기인 원전을 9기만 남기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반해 작년 기준 15.8%였던 신재생에너지는 70.8%까지 늘어나는 것이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핵심이다.

정재훈, 21일 국감서 “원전없이 탄소중립 불가능,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돼야”

정재훈 사장은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과격한 탈원전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정 사장은 “원전 없이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원전 없이 탄소중립 달성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현재까지 나와 있는 기술로 보면 2050‘넷제로(net zero·탄소 순배출량 0)’로 가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탄소중립을 위해) 확정되지 않은 기술보다도 SMR(소형모듈원자로)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 탄중위에 제출한 의견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탈원전 정책의 핵심 쟁점인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사계획인가가 계속 지연돼 왔다. 결국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신한울 3·4호기는 제외됐다.

정 사장은 “정부 정책이나 전력 수급을 떠나서 원자력 생태계 만을 따져본다면 한수원 CEO로서는 신한울 3·4호기가 건설 재개가 돼서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과방위 국감에서도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국회와 정부가 새로운 결정을 내리면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연이어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허구성을 지적한 소신발언으로 평가받을 만한 대목이다. 반면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면피성 발언’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나는 소신 있게 일했다’는 점을 드러내려 했다는 분석이다.

과격한 탄소감축 시나리오 급조, 문 대통령의 31일 COP26 참석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재생에너지의 과도한 확대를 포함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문 대통령의 요구 때문에 급조된 것으로 알려진다. 다가오는 31일 영국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 가져갈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노골적인 요구에 탄중위는 ‘국민이 져야 할 부담’과 ‘기술혁신’에 대한 고민 없이 공상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산업계에서는 “과속하면 저항이 거세질 것”이라는 경고음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나온 정 사장의 소신발언에 대해 ‘감옥 갈 각오’를 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정 사장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가동중단 지시를 받고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조작을 한 혐의(배임)로 지난 6월 기소된 상태이다.

실제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과 관련, 정 사장의 배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중단되기 전 투입된 7900억여원이 가운데 4927억원은 두산중공업이 원자로 설비 제작 등에 투입한 금액이다. 건설이 아예 취소되면, 두산중공업은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정 사장의 업무상 배임 문제에 대한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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