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험생 등 학부모 커뮤니티 내에서 감염 ‘우려’ 확산
코로나 백신 접종 고3 사망…’백신 불안감’ 더 커져
정부 “청소년층도 접종 이익이 더 커”…현장에선 일률적 방역 대책 지적도

지난 1일부터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방침이 전면적으로 적용된 가운데, 일선 초·중·고교에서는 확진자 폭증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모양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2주 앞두고 모임과 회식 등이 재개되면서 학교 내 감염 확산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학원 외벽에 붙어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안내문. (사진=뉴스1)
2일 학원 외벽에 붙어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안내문. (사진=뉴스1)

“수능 이후로 풀어주지”…대입 수험생 학부모 등 커뮤니티 내에서 ‘우려’ 확산

“수능 이후로 풀어주지… 고3 엄마는 너무 걱정됩니다”

이는 네이버 성동구 맘카페의 한 이용자가 ‘위드 코로나 전면 시행’ 관련 게시글에 작성한 댓글이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18일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혹여나 수능을 치루는데 지장 가는 부분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이에 다른 이용자도 “마스크 당당히 벗고 다니시는 분들도 간간히 보인다”며 “위드 코로나 사실 좀 불안해요~~ㅠ”라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또 한 이용자는 “흑… 애들이 제일 걱정된다”며 “2주 뒤에 정말 확 늘어나면 어찌해야 할지… 그냥 이대로 위드 코로나가 맞는건지 모르겠다”고 걱정되는 마음을 나타냈다.

다만, 학부모들은 ‘위드 코로나’의 취지 자체에는 공감했다. 네이버 카페 ‘광명맘&대디’의 한 이용자는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앞으로는 개인 방역을 철저하게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이용자가 “이제 스스로 거리두기를 잘 이어나가야 한다”며 “이제껏 하던대로 해 나가면 된다”고 방역 수칙 준수를 다짐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위드 코로나’를 맞이하는 학부모들은 복잡한 심정에 놓인 셈이다. 생계를 위협받던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처지를 고려할 때 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시기상조’ 일 수도 있겠다는 의문이 남는다는 것.

지난달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백신 접종 받고있는 학생. (사진=뉴스1)
지난달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백신 접종 받고있는 학생. (사진=뉴스1)

코로나 백신 접종 고3 사망…’백신 불안감’ 더 커져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발표에 따르면, 10대 고3 남학생이 지난 8월 13일 화이자 백신 접종후 75일만에 숨진 사례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고3 학생의 사망사례가 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아직 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는 밝혀진 바 없다. 숨진 학생은 기저 질환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학부모들 사이에선 불안함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고3, 중2 자녀를 둔 김모씨(49)는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수능도 쳐야 하고 (논술, 면접 등) 입시를 치뤄야 해서 맞긴 했다”고 밝히며 “중학교 2학년인 딸은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최근 아들 또래 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마음이 철렁하기도 하고 또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1 자녀를 둔 박모씨(45)도 자녀의 접종을 보류하는 것으로 마음먹었다. 그는 “아이가 원래 좀 허하고 잔병치레도 잦다”며 “본인은 맞고 싶어하는데, 그래도 걱정되서 나중에 꼭 필요하면 맞으라고 잘 타일렀다”고 밝혔다.

다만, 맘카페 등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아이 백신 맞췄는데 아직까진 괜찮네요’, ‘맞추는 편이 덜 걱정되는 것 같습니다’ 등 백신 접종을 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결국 명확한 의학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청소년 접종에 대한 학부모 의견이 양분되어 있는 상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사진=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 (사진=뉴스1)

정부 “청소년층도 접종 이익이 더 커”…현장에선 일률적 방역 대책 지적도

청소년층 백신 접종에 대한 정부 입장은 명확하다. 접종은 강제되는 부분이 아닌 ‘선택’이며, 기저 질환이 있는 청소년·소아의 경우에만 적극 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예방접종추진단은 “소아 및 청소년도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위험을 상회하므로 예방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19일부터 1차, 2차에 걸쳐 고등학교 3학년생 및 교직원 63만여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대상자의 94.6%(61만3천59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에 대한 접종은 10월 18일부터 진행 중이다.

지난 1일부터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대상이 확대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1일 기준 백신 예약률은 27.2%였는데, 이는 정부의 기대보단 낮은 수치다.

이에 정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인 17일까지 수험생 중심 방역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위드 코로나’로 감염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백신 접종율도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수능을 앞두고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일선 초·중·고교에서는 마스크 쓰기, 손 씻기를 강조하고 매 시간 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학교 내 기숙사 시설, 체육 시설 및 학원 등에 대한 방역 점검도 강화되어 운용된다. 이를 위해 학생 생활교육 특별점검단도 꾸렸다.

다만, 이러한 일률적 방역 대책이 부작용을 낳는다는 현장의 지적도 존재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이모씨(27)는 “환절기라 그런지 코로나보다 감기를 더 많이 걸리는 것 같다”며 “증상이 비슷해서 쉬게 해줘야 하는데, 이 부분이 수업 진도와 관련돼서 걱정이 된다. 또 잦은 환기로 난방이 힘들어 아이들이 추워하는 것도 문제”라며 일률적인 학교내 방역대책을 꼬집기도 했다.

 

정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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