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협력사 149개社, 실적 대박에 고용도 크게 늘려
이병태 교수 "낙수효과를 어떻게 정의하고 기대하기에 대기업에 낙수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를 이렇게들 쉽게하는지 참으로 신기하다"

삼성전자의 호황에 따라 협력사들의 영업이익과 고용이 증가하고 주가도 상승했다. 대기업이 잘나가니 협력사들이 '낙수효과'를 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의 23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경이 이날 삼성전자 1차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회원사(192개) 중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12월 결산법인을 분석한 결과 149개 회원사의 작년 매출은 2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매출 증가율(18.8%)보다 증가폭이 컸다.

협성회 회원사는 지난해 매출 37조4,340억원, 영업이익 3조2,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매출 증가율을 앞질렀고, 영업이익 증가율 또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고용도 대폭 늘렸다. 협성회 회원사 영업이익 증가율은 64%에 달했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8.5%를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구매를 크게 늘려 '낙수효과'를 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3·6·9월 결산법인을 합치면 지난해 협성회 회원사 매출 합계는 5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증가를 이끈 기업은 신성이엔지, 에스에프에이 등 반도체 관련 회사다. 반도체 제조설비를 공급하는 에스에프에이는 지난해 매출 1조9,204억원을 기록했으며 공장자동화기기를 제조하는 톱텍은 매출이 세 배 가까이 증가해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삼성이 잘나가니 협력사들도 덩달아 매출이 증가했다.

신규 회원사는 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 3년 새 새로 1차 협력사가 된 21개사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45.3%로 같은 기간 149개사 평균 증가율 22.5%의 두 배였다. 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평균 94% 급증했다. 기술력을 갖춰 '삼성 납품'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매출이 높아지는 효과를 본 것이다.

협성회 관계자는 "삼성의 신규 협력사가 된것은 단순히 삼성에 많이 납품하는 것뿐 아니라 시장에서 평판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매출 증가 뿐만 아니라 고용도 늘렸다. 스마트공장 도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신성이엔지는 고용을 2016년 807명에서 926명으로 14.8% 늘렸다. 매출이 증가하니 공장자동화가 가장 앞선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100명 이상 늘린 것이다. 반도체 제조 기계를 만드는 예스티는 같은 기간 190명에서 250명으로 고용 인원을 31.6% 늘렸다.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평택 공장 시설확충에 투자한 것이 고용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늘어나 기업 덩치가 커지니 자연스럽게 고용을 늘리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협성회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낙수효과’가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실적 개선이 협력사의 매출·고용·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대기업이 호황을 누리면 관련 중소기업은 물론 서비스업과 심지어 학계에까지 그 효과가 퍼진다"며 "낙수효과 실종론은 경제가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을 무시하는 발상에서 나온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이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제는 연결되어 있다. 낙수효과를 어떻게 정의하고 기대하기에 대기업에 낙수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를 이렇게들 쉽게하는지 참으로 신기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낙수효과가 대기업과 그 직접 하청업체의 일자리만 갖고 이야기할 수 있나? 하다못해 KAIST경영대학도 대기업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비학위 위탁교육의 대부분이 대기업이고 학생을 뽑아가는 것도 그들이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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