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9일 일정을 중단했다.

민주당은 이날 새벽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낙상사고로 경기도의 한 병원에 입원함에 따라 가상자산 관련 청년 간담회, 청년 소방관 간담회, 전국여성대회 참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부인 김씨의 부상정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일정을 전면 취소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종종 있었던 ‘칭병(稱病)정치’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반응이 나올 정도로 최근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상황은 악화일로다.

우선 지난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대부분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밀리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다자 대결에서 지난주 조사 대비 11.8%포인트 상승한 46.2%를 기록한 반면 이 후보는 0.4%포인트 하락한 34.2%로 나타났다. 윤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는 12.0%포인트다.

앞서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BS, 글로벌리서치-JTBC, 입소스-한국경제, 넥스트리서치-SBS, 한국리서치-KBS 등 5개 여론조사 가운데 3개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는 이 후보를 오차범위를 넘어선 격차로 앞섰고, 나머지 2개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일단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지만 이런 양상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의 정당지지율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동반,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트리플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지율 부진, 측근 정진상씨의 유동규 전 본부장 통화 등 대장동 의혹에 정부의 재난지원금 제동걸기 등이다.

이중 특히 당혹 스러운 것은 이재명 후보가 꾸준하게 요구해온 전국민 1인당 30만원씩, 6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가 재정형편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온 것이다.

재난지원금에 대한 정부의 제동은 대선후보 확정 후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통해 친문연대하의 정권재창출이라는 큰 그림 하에서 움직여온 이 후보를 코너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고심이 깊어지면서, 특단의 대책, 즉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친문이 아닌 이재명 후보의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한국 정치사에서 대선 때 마다 여당 후보의 차별화 전략은 일종의 정치공식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낙연 후보는 경선 막바지 이낙연 후보의 맹렬한 추격에 따른 여파로 차별화 보다는 동조화에 더 골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운석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고착되거나 더 벌어지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따라 이재명 후보가 어느 시점에서, 어떤 명분과 테마로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이와관련, 여의도의 한 정치분석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급락이 아파트 대란에 이은 요소수 대란 등 경제 민생의 총체적인 실패의 영향이 큰 만큼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권의 총체적인 경제 및 민생실패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가 얼마전 박정희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이념이 아닌 실용주의자의 면모를 강조한 것에서 이 후보와 문재인 정권의 차별화 지점에 대한 힌트를 준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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