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5년만의 생산직 신규 채용 검토에…노조 일부서 “장기근속자,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 채용해야”
‘극심한 구직난’ 겪는 청년들…”헛웃음만 나온다” “노동자 인권이 아니라 자기 이익 챙기기에 여념 없어”

기아 소하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기아 소하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기아의 생산직 신규 채용 검토에 노조 일부가 정년퇴직자와 장기근속자 자녀의 ‘우선 채용’을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귀족 노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극심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은 이번 자녀 우선 채용 논란이 현대판 ‘음서제’를 도입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

17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기아 소하지회 노조가 “신입 사원 채용에서 단협상 ‘우선 및 특별 채용’ 조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채용에 있어서 정년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자녀에 대해 우선 채용을 원칙으로 규정한 단협 제27조를 준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노조측의 입장이다.

노조의 이 같은 요구는 기아가 5년만의 생산직 충원을 검토하는 것을 배경으로 한다. 기아 관계자는 신규 채용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들은 이러한 노조의 요구가 상식에서 벗어난다는 반응이다. 또 이번 자녀 특혜 채용 요구가 현대판 음서제와 다를 것이 뭐냐며 시대 착오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의 한 공기업에 재직중인 A씨(26)는 자녀 특혜 채용 논란과 관련해 “요즘 노조를 보면 노동자 인권이 아니라 자신들 이익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며 “이런 비상식적 행동들 때문에 내 또래들이 노조비 내기도 싫어하고 가입도 꺼리는 것”이라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B씨(27)는 “그냥 헛웃음만 나온다”며 “현대차 기아차 생산직은 복지도 좋고 누가 들어가도 좋을 직장인데 저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도 안짤리는걸 보면 진짜 귀족들인가 싶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네티즌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관련 기사에서 “이래도 노조가 아직도 노동자를 위한 조직이냐”며 “뭔 조선시대도 아니고 일자리를 세습하려고 하냐. 민노총부터 해체 시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누리꾼도 “회사가 노동 탄압한다고 매일 징징대면서 노동 탄압하는 회사에 자기 자식 입사해달라고 한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니 귀족노조라고 하는 것”이라며 “귀족이니 세습하는 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고 자식에게 일자리를 물려주겠다는 생각이 ‘전근대적’이라 비판하는 의견도 존재했다.

한편, 기아 노동조합은 지난 6월에도 생산직 신규 채용 없이는 산학 인턴 채용 협의에 나서지 않겠다고 통보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청년 일자리를 인질로 이익 챙기기에 혈안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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