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10년간 방치될 수밖에 없는 도시행정을 했다니...피 토하고 싶은 심정"
허송세월한 박원순 9년..."원래대로 했다면 서울 도심은 상전벽해 했을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8월 초쯤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서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반드시 계획을 새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시의회에서 박원순 전 시장이 9년 동안 못박은 서울 도심의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저렇게 10년간 방치될 수밖에 없었던 도시행정을 한 서울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며 "서울시민이 동의하는 형태로 종로,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의 미래를 향한 계획을 내년 상반기까지 다시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박원순식 도시재생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박 전 시장이 세운상가 일대에 조성하도록 한 공중보행로를 지목한 오 시장은 "도시 발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계획을 다시 세워도 10년 전 계획이 다시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돼 피눈물을 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70% 이상 진행된 1천억원 규모의 공중보행로 공사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현실에 탄식했다.
오 시장은 2006년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한 뒤 2009년 세운상가군 철거와 주변 8개 구역 통합개발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후 해당 계획은 박 전 시장 취임과 함께 백지화됐다. 박 전 시장은 철거 계획을 취소하고 보전에 주력하며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간 공중보행교 조성 계획 등에 예산을 투입했다. 오 시장은 "10년 정도 내 계획대로만 꾸준히 시행했다면 서울 도심 모습은 상전벽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맡았던 승효상 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을 겨냥해 "그 분이 지나치게 보존 중심의 이상주의적인 건축관과 도시관을 가지고 서울시 도시계획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의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도 "결과는 참혹하고 참담하다"며 "지금은 조정기로, 상식선에서 시민이 동의할 목표를 정해 사업을 지속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