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선보인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인 열광 속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이끌어냈다. 넷플릭스의 성공에 힘입어, 최근 디즈니+와 애플TV+ 등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들도 국내 출시를 본격화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HBO 맥스 등 경쟁 OTT 진출은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도 이미 진출한 3개 OTT와의 협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OTT 삼국지’의 판도를 좌우할 최대 변수는 물론 ‘콘텐츠 경쟁력’이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3개 OTT들의 경쟁력을 정리해본다.

① 시장 지배력 구축한 넷플릭스, 망 사용료는 안내면서 요금 인상만 단행

넷플릭스는 '킹덤' '인간수업' 'D.P.' '오징어 게임' 등을 통해 국내외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하면서 '인터넷동영상서비스'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17일 만에 1억1100만 유료 가입 가구가 시청했고, 전체 콘텐츠 중 역대 최초 1억 가구 시청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18일 넷플릭스는 구독요금의 전경 인상을 발표했다. △베이식 △스탠다드 △프리미엄 등 3개의 요금제 중 스탠다드의 월 요금을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1500원, 2500원 인상했다. 월 9500원의 베이식의 요금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새로운 요금체계는 신규 가입 회원부터 적용된다. 기존 가입 회원들도 구독을 유지하려면 다가오는 새로운 결제 시점부터 인상된 요금으로 결제를 해야 한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 흥행을 거두고도, 인터넷망 사용료를 내라는 법원의 판결은 따르지 않아 비난 여론이 높은 가운데 단행된 요금 인상안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은 매년 수백억 원의 망 사용료를 부담하는 반면,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는 단 한 푼의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 무임승차 논란이 계속돼 왔다. 최근 통신업체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법원의 1심 판결에 이어, 국회에서도 망 사용료 부과 의무화를 위한 법안 통과를 추진하면서 미리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요금을 인상한 것은 2016년 국내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투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인상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망 사용료와 이용 요금 인상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에서 요금을 인상하지만 앞서 요금을 올린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요금이 저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에서 1만3500원인 스탠다드 요금제는 미국에서는 13.99 달러(약 1만6494원), 일본은 1490 엔(약 1만5417원)이다. 이번에 1만7000원으로 요금이 인상된 프리미엄 요금제는 미국은 17.99 달러(약 2만1210원), 일본은 1980 엔(약 2만488원)이다.

② 방대한 콘텐츠가 강점인 디즈니+, 초반부터 LG유플러스 강매 논란 휩쓸려

디즈니+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지난 12일 한국에 정식 출시됐다. 디즈니+의 강점은 방대한 콘텐츠다. 특히 '인어공주' '신데렐라' '알라딘' '라이온킹' '겨울왕국' 등 전체관람가 등급의 콘텐츠도 다량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디즈니(Disney), 마블(Marvel), 스타워즈(Star Wars), 픽사(Pixar),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등 디즈니 자사 콘텐츠로 팬덤 기반을 다진 디즈니+는 지난 2019년 출범 후 2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억16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디즈니+ 측은 11월 론칭 후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다니엘·채수빈 주연 청춘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 수업', 서강준·김아중·이시영 주연 판타지 스릴러 '그리드', 윤계상·서지혜·김지석 주연 판타지 로맨스 '키스 식스 센스', 류승룡·한효주·조인성 주연 드라마 '무빙', 정해진·블랙핑크 지수 주연 '설강화'와 '런닝맨' 파생 프로그램인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등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디즈니+는 LG유플러스와 손잡은 디즈니+는 지난 12일 한국에 정식 출시됐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LG유플러스와 손잡은 디즈니+는 지난 12일 한국에 정식 출시됐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그런데 지난 18일 KBS가 디즈니+와 독점 계약을 맺은 LG 유플러스가 고객들에게 디즈니+ 강매에 나섰던 사실을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리점부터 본사 직영점까지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고객들에게 디즈니+를 강제 가입하도록 한 것이다.

이달 초 한 대리점이 일선 판매점에 보낸 문자 공지에는 ‘디즈니 가입을 못시킨 채 휴대전화만 개통하면 판매점 수수료를 차감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대리점의 이 같은 압박에 판매점들은 기존 고객들에게도 일일이 전화해 가입을 독려해야 했다. 고객을 대신해 판매점이 가입신청서에 서명하는 사례도 드러났다.

하지만 통신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휴대전화 개통 등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건 현행법 위반이다. LG유플러스 측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전 유통점에 이 같은 강매영업을 금지하고, 추가로 전수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면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③ 저렴한 구독료로 시장 공략하는 애플TV+, 콘텐츠 비축량 적은 게 단점

지난 4일 애플TV+는 SK브로드밴드와 손잡고 국내 시청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한국어로 제작된 드라마 '닥터 브레인'을 시작으로, 기존 오리지널 영화·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소개해 국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애플TV+의 강점은 저렴한 구독료이다. 애플TV+의 월 구독료는 6500원으로, 넷플릭스의 베이직 요금(월 9500원), 디즈니+(월 9900원)보다 저렴하다. 오리지널 시리즈를 꾸준히 제작해온 넷플릭스나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보다 콘텐츠 수가 부족한 것을 고려해 저렴하게 책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애플TV+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주력, 매달 새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애플TV+는 SK브로드밴드와 손잡고 지난 4일부터 국내 시청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애플TV+는 SK브로드밴드와 손잡고 지난 4일부터 국내 시청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애플TV+가 론칭과 동시에 자신 있게 내놓은 첫 한국어 드라마 '닥터 브레인'은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등의 작품으로 이름이 알려진 김지운 감독의 연출작이다. 홍작가 인기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 얼굴을 알린 배우 이선균과 '마이네임' 박희순, 배우 이유영, 서지혜, 이재원 등이 출연한다.

이 외에도 애플 오리지널 코미디 시리즈 '테드 래소'와 최근 시즌 2를 선보인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 및 총괄 제작한 '더 모닝 쇼', 제이슨 모모아·데이브 바티스타·알프리 우다드가 출연하는 '어둠의 나날', 총괄 프로듀서 M. 나이트 샤말란의 '서번트', 톰 행크스 주연의 '핀치', 저스틴 팀버레이크 주연의 '파머', 인기 다큐멘터리 '빌리 아일리시: 조금 흐릿한 세상', 아카데미상 후보 만화영화 '울프워커스' 등을 소개, 애플TV+만의 색채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